‘스케일’로 키운 예능 가능성…반가움과 새 과제 사이 [D:방송 뷰]
입력 2025.11.23 11:32
수정 2025.11.23 20:20
글로벌 대전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까지 사로잡는 예능이 늘고 있다. 한때는 웃음 코드가 다른 예능은 글로벌 흥행이 어렵다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예능도 ‘한계’를 두지 않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치솟는 제작비에 대한 고민도 함께 생겨난다.
최강 피지컬 100인의 대결로 글로벌 톱10에 등극, K-서바이벌 인기의 장을 연 ‘피지컬: 100’ 시리즈는 세 번째 시즌을 맞아 스케일을 더 키웠다. 아시아 8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가대항전을 열어 해외 시청자들을 더 적극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피지컬: 아시아 스틸ⓒ넷플릭스
그 결과 ‘피지컬: 아시아’는 3주 연속 글로벌 톱10 목록에 이름을 올렸으며, 참가국 중 하나인 몽골에서는 ‘안 보는 사람이 없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관심이 뜨겁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몽골 매체 Iq.mn에서는 몽골의 친바트 운드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인터뷰를 통해 “‘피지컬: 아시아’를 매주 아들과 함께 시청한다. 몽골을 세계에 매우 아름답게 알리고 있다. 몽골의 명예를 높일 뿐만 아니라 관광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어서 기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라고 말하는 등 국가 대항전의 선례를 남겼다.
시즌1 공개 당시, 글로벌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 한식 열풍까지 불러일으켰던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도 예고편만으로 관심을 받는다. 예고 영상에는 미쉐린 가이드 별 2개 레스토랑 ‘스와니예’ 이준 셰프를 비롯해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 중식 대가 후덕죽 셰프 등의 출연이 예고돼 감탄을 자아냈다.
‘흑백요리사’ 시리즈를 제작한 스튜디오 슬램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뷰티’를 소재로 한 또 다른 서바이벌을 선보여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치열하게 맞붙는 내용으로, 서바이벌 형식은 익숙하지만 뷰티라는 소재가 국내와 해외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 외에도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아이 엠 복서’는 액션 배우이자 30년 경력 복싱 체육관 관장 마동석이 K-복싱의 부활을 위해 직접 설계한 복싱 서바이벌로, ‘초대형 블록버스터’를 지향한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청자를 겨냥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스케일로 눈길을 끄는 모양새다. ‘아이 엠 복서’의 이원웅 PD는 1000평 세트와 500평 세트를 이원화해 운용했다고 남다른 세트 스케일을 언급하며 “TV 콘텐츠로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규모와 제작비가 투입됐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저스트 메이크업’의 박성환, 심우진 PD도 정확한 제작비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일반 방송국에서 하던 프로그램보다는 훨씬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성환 PD는 큰 제작비를 언급하며 “공개하기 전 마음 졸였던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저스트 메이크업’은 5주 연속 쿠팡플레이 인기작 정상에 이름을 올렸고, 해외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기준 해외 7개 국가에서 인기작 톱10에 진입하는 쾌거를 거두며 시즌2 제작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예능 분야에도 제작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가벼운 예능을 통해 균형감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흑백요리사’, ‘피지컬’ 시리즈를 선보이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도 30분 내외의 일일 예능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KBS ‘홍김동전’의 제작진 및 출연진이 함께 만드는 ‘도라이버’ 시리즈가 초반 이목을 끌고, ‘장도바리바리’, ‘미식가 친구의 미친맛집’ 등 토크, 먹방 예능을 고루 선보이는 중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시리즈물만큼의 화제성은 유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렇듯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는 콘텐츠들도 ‘꾸준히’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서바이벌처럼 스케일이 중요한 장르도 있지만, 오히려 덜어내며 좀 더 리얼한 재미를 추구하는 장르도 있다. 리스크를 줄여 다양한 시도를 할 수도 있다”라면서 다만 무게감을 덜어낼 경우, 조금 색다른 시도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는 시도가 함께 이뤄지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