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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대출이 더 비싸다고?…정부 규제가 만든 기형금리 [금융규제 역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5.11.24 07:24
수정 2025.11.24 07:24

주담대 금리, 신용대출·기업대출 보다 높아

신용대출 풍선효과…이젠 ‘빚투’까지 급증

“정부가 ‘빚투’를 사실상 부추긴 셈…가계부채 질도 악화시킬 것”

1년 전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1%p나 높았지만 이제는 더 낮아졌다.ⓒ뉴시스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하면 금리가 더 싸다’는 금융의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대출 규제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이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신용대출은 물론 일부 기업대출보다도 더 비싸지는 비정상적 구조가 나타났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KB국민은행의 신규 취급 기준 코픽스 변동 주담대 금리는 연 3.88~5.28%로 신용대출 금리(금융채 6개월)인 연 3.82~4.82% 보다 상·하단이 모두 더 높다.


같은 날 NH농협은행도 신용대출 금리가 연 3.79~5.09%로 주담대 변동금리인 연 3.42~5.97% 보다 상단이 0.9%포인트(p) 낮다.


이는 1년 전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1%p나 높았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특히 위험이 큰 중소기업대출도 주담대보다 싸졌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지난 7~9월 중소기업대출(물적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3.82~3.99%로 1년 전만 해도 주담대가 1%p 낮았던 관계가 완전히 뒤집혔다.


시장에서는 “규제가 만든 금리 왜곡”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부동산 잡기에만 몰두한 결과, 이 같은 정책 부작용이 결국 금융질서 전반을 뒤흔들고 더 큰 위험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가장 비중이 큰 주담대를 옥죄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반면, 신용대출은 비교적 규제가 없어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고스란히 반영되며 금리가 내려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주담대 금리를 무리하게 눌러댄 결과가 지금의 기형 금리”라며 “결과적으로 ‘담보 프리미엄’이 완전히 사라진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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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신용대출이 싸지자 자금 흐름은 곧장 투자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단 일주일 만에 1조1807억원 급증했다.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코스피 상승세에 ‘포모(FOMO)’ 심리까지 더해지며, 신용대출로 주식에 뛰어드는 ‘빚투’가 다시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광의통화(M2)도 4430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조3000억원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이 급증하며 유동성이 실물 대신 투기성 자산시장으로 대거 흘러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증가세가 위협적 수준은 아니다”며 시장의 우려를 진화하는 데만 급급한 모양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주담대만 사정없이 조이면서 ‘빚투’를 사실상 부추긴 셈”이라며 “집 살 사람은 못 빌리게 막아놓고, 정작 가장 위험한 신용대출은 방치해 폭증하도록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규제하겠다고 시작한 일이 오히려 투기성 자금만 키운 꼴”이라며 “신용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빚투가 다시 급증한 만큼 가계부채의 질도 악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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