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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바이오] '제약사=R&D'…일동제약 윤웅섭, '챌린저 경영' 결실 눈앞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11.10 06:00
수정 2025.11.10 06:00

제네릭 위주 내수 사업에서 신약 R&D 투자 강화

13분기 연속 적자 암흑기 벗어나 흑자 전환 성공

자회사 유노비아, 비만 치료제 등 신약 부문 성과



제약·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누군가(Who)의 이야기를 후(Who)련하게 파서 보여드립니다. 이 코너에 꼭 등장했으면 좋겠는, 혹은 등장하지 않으면 서운할 인물이 있다면 제보 환영합니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일동제약

챌린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람, 현상 유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을 뜻한다. 기업에서는 ‘안정 추구형’이 아닌, 더 큰 성장을 위해 과감히 체질 변화를 주도하는 ‘성장 추구형’ 경영자에게 챌린저라는 호칭이 부여된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의 리더십이 바로 이 ‘챌린저’라는 키워드에 집약된다. 윤웅섭 부회장은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안정적인 내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그로 인해 발생한 장기간의 적자까지도 돌파했다.


 적자 터널에도 R&D ‘올인’

윤웅섭 부회장은 2014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후 2016년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경영권을 승계하며 일동제약의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대표직에 오른 윤 부회장이 가장 먼저 꺼내 든 카드는 ‘R&D 강화를 통한 신약 기업으로의 체질 구축’이었다. 제네릭 중심의 기존 사업으로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기반이 됐다.


신약 개발이라는 ‘도전’은 재무적 고통으로 이어졌다. 2020년 4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적자의 주원인은 공격적인 R&D 투자 확대에 있었다.


일동제약의 R&D 비용은 윤 대표의 부회장 승진 직후인 2021년 1082억원, 2022년 1251억원으로 연간 1000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23년 19.7%까지 치솟았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10~15% 안팎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신약 개발에 대한 윤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드러난다.


윤 부회장은 ‘R&D는 단기 손익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의 근간’이라는 원칙 아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대신 악화된 손익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고강도 경영 쇄신 전략을 병행했다.


임원 20% 이상 감원, 임원 급여 반납, 희망 퇴직 단행 등 불필요한 사업과 인력을 줄였으며 2023년 11월에는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물적 분할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핵심 분야에 역량을 집중했다.


‘계열 내 최고’…신약 성과 가시화
일동제약그룹 본사 전경 ⓒ일동제약그룹

윤 부회장의 ‘선 R&D 투자, 후 경영 효율화’ 전략을 결국 결실을 맺었다. 일동제약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31억원을 달성했다. R&D 강화에 따른 비용 부담을 조직 효율화와 체질 개선으로 상쇄하는 ‘챌린저의 전략’이 성공했음을 입증한 것이다.


윤 부회장이 수년간 영업 적자를 감수하면서 밀어붙인 R&D 투자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일동제약의 R&D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GLP-1 계열 경구용 비만 치료제 ‘ID110521156’가 대표적이다.


최근 발표된 임상 1상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ID110521156은 4주 투여 시 최대 13.8%, 평균 9.9%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한 수준으로 관리 가능한 범위에 머물렀다.


주사제가 주류인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유노비아가 복용 편의성과 안전성, 체중 감소 효과 모두를 입증하며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기술이전 기대감은 일동제약의 주가를 4개월 만에 2배 가까이 폭등시키는 동력이 됐다. 유노비아는 경구용 비만약 외에도 당뇨, 간질환(MASH), 위식도 역류 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파이프라인 성과를 내고 있다.


윤 부회장의 챌린저 정신은 R&D 혁신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함께 책임 경영 강화라는 또 다른 축을 동시에 추진, 일동제약은 2024년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을 전년 대비 60% 끌어올리며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했다.


윤 부회장의 전략은 단기적으로 실적 부진을 동반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일동제약의 체질을 신약 개발 중심의 기업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다. 단기 실적을 희생하고 도전에 베팅한 챌린저의 승부수가 이제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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