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2.4%↑…긴연휴·고환율에 15개월來 최고
입력 2025.11.04 14:20
수정 2025.11.04 14:22
국가데이터처, 10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긴 연휴로 숙박·여행 수요 급증
농산물 출하 지연에 농축수산물 물가↑
고환율·유류세 인하로 석유류 상승
추석을 앞둔 지난 9월 24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시민들이 선물·제수용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뉴시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긴 추석 연휴로 숙박·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잦은 비로 농산물 출하가 지연된 데다 환율 상승과 유류세 인하 축소 등이 겹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
국가데이터처는 4일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3(2020년=100)로 전년동월대비 2.4%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1% 후반대에서 2% 초반대를 오갔지만, 지난달 2.4%로 뛰었다.
농축수산물·석유류·개인서비스 상승 주도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10월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개인서비스 등이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1%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쌀(21.3%)과 참쌀(45.5%)은 잦은 비로 출하가 지연돼 상승 폭이 확대됐고, 사과(21.6%) 역시 비로 인한 출하 지연이 가격을 밀어올렸다. 반면 배추(-34.5%), 무(-40.5%) 등 채소류는 출하량 증가로 14.1%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은 4.8% 올라 지난 2월(6.3%)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경우(8.2%)와 휘발유(4.5%)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10월 10.9% 하락했던 기저효과와 환율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며 “유류세 인하 축소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3.6% 상승해 전체 물가의 0.72%p를 끌어올렸다. 긴 추석 연휴로 해외단체여행비(12.2%), 승요차 임차료(14.5%), 콘도 이용료(26.4%) 등이 급등했다. 외식 물가는 3.0% 상승했지만 햄버거·피자 등 일부 업계의 할인 행사로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근원물가도 상승세…“소비쿠폰 영향은 제한적”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지표는 2.5%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의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도 2.2% 올랐다. 두 지표 모두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고, 신선식품지수는 0.8% 하락했다. 신선어개(6.2%)와 신선과실(10.8%)이 오르는 대신 신선채소(-14.1%)가 크게 떨어졌다.
물가 상승이 15개월 만에 최대로 나타난 가운데, 소비쿠폰이 상승 폭을 키웠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데이터처는 물가 상승이 소비쿠폰 정책의 영향보다는 긴 연휴와 날씨, 환율 요인에 따른 것으로 봤다. 이두원 심의관은 “특별히 소비쿠폰 영향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지속적으로 (큰폭으로) 상승한다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긴 연휴에 따른 여행 증가 등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혜영 기재부 물가정책과장도 “(10월 물가 기여도가 높은)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와 소비쿠폰 관계는 없다”며 “소비쿠폰은 본인 주소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타지역 여행이나 숙박에는 사용할 수 없고, 온라인 여행사이트를 통한 예약도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작년도 기저효과와 함께 잦은 강우, 장기 연휴로 일부 농산물 가격과 숙박·여행 등 서비스가격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민생경제의 핵심'인 생활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갑작스러운 추위 등 기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