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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실바, 상위체급 강자마저 집어삼킬까?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9.05.10 09:24
수정

지난 2경기 태업논란, 스스로 방출유도?

포레스트 그리핀과 진흙탕 싸움 예고

‘미들급 평정한 극강의 스파이더맨, 라이트헤비급에서도 통할까?’

´스파이더맨´ 앤더슨 실바(34·브라질)의 행보가 격투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월 UFC 101에서 치를 경기에도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현 UFC 미들급 챔피언 실바는 패트릭 코테(29·캐나다)-탈레스 레이티스(28·브라질)와의 타이틀전에서 지나치게 불성실한 경기력으로 일관, ´태업의혹´을 사며 도마 위에 오른 상태.

당시 경기 내용 자체는 일방적이었지만 진지함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어 그의 태도에 많은 팬들은 의구심을 품었다. 다나 화이트 대표 역시 실바의 이러한 태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실바는 한술 더 떠 최근에는 왕년의 최고 복서중 하나인 로이 존스 주니어(40·미국)와 복싱룰 혹은 종합룰로 맞대결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물론 로이 존스가 머리를 숙이고 UFC로 입성하지 않는 이상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고, 화이트 대표가 이를 용납할 가능성도 사실상 없다.

이러한 실바의 최근 행보를 놓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동체급에서 실바의 적수를 도저히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때문에 그의 상위체급 정벌에 관한 예상은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한 상황에서 라이트헤비급 강자 중 하나인 ´아메리칸 몽키´ 포레스트 그리핀(30·미국)과 펼칠 맞대결은 여러 가지 의미로 팬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 UFC 미들급 챔피언인 앤더슨 실바는 자신의 체급에서 더 이상 적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미들급 천하 통일한 무적의 스파이더맨

앤더슨 실바는 MMA 최고 수준의 타격능력에 갈수록 향상되는 그라운드 실력을 바탕으로 미들급을 정벌했다.

한때 미들급 최강 파이터로 군림하던 리치 프랭클린(35·미국)은 두 번의 완패를 당한 후 라이트헤비급으로 전향해 버렸고, 최후의 대항마로 관심을 모았던 ´폭탄레슬러´ 댄 헨더슨(39·미국) 또한 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실바의 무서운 점은 UFC에서 무적행진을 벌이는 동안 이렇다 할 고전도 없었다는 것. 그나마 헨더슨 정도가 잠시 그를 긴장시켰을 뿐, 대부분의 경기는 원사이드로 끝났다. 맷집좋은 하드펀처-밸런스 파이터-주짓떼로-레슬러 등 다양한 스타일의 상대들을 격파해 딱히 상대성을 따지기도 어렵다.

맷 린들랜드(39·미국)나 파울로 필리오(31·브라질) 등 UFC에서 뛰지 않은 강력한 그래플러들이 잠시 잠깐 숨은 대항마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상대가 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이들은 예전의 강력했던 모습을 상당 부분 상실, 이제는 거론조차 되고 있지 않다.

아직 동체급에 오카미 유신(27·일본)이라는 카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UFC측에서 별다른 환영을 받고 있지 못해 맞대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아무래도 미국인이 빠진 채 벌어지는 브라질타격가-동양인 그래플러 구도는 흥행 면에서 크게 매력적이기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지난 코테전과 레이티스전의 졸전을 두고 "실바가 UFC측의 불합리한 계약에 불만을 품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어차피 계약을 뒤집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일부러 재미없는 경기를 펼쳐 퇴출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

어떤 면에서 이러한 일련의 행보들은 그만큼 실바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재미있는 경기를 벌이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패하기는 싫고, 그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도전자들을 여전히 압도하고 있는 모습은 어찌 보면 기가 막힐 정도. 분명한 것은 지난 2경기에서 장난치는 듯한 선보인 경기 내용은 그가 확실하게 상대들보다 강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장면들이었다.

포레스트 그리핀은 상위체급 파이터로서의 육체적 능력과 경험을 갖췄다는 점에서 앤더슨 실바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체급 강자에게도 막강 포스 나올까?

포레스트 그리핀은 최근에 상대했던 선수들과는 전혀 다르다. 코테와 레이티스를 맞았을 때처럼 어설프게 장난(?) 쳤다가는 처참하게 당할 수도 있는 강적이다. 실바의 속내가 어떻든 간에 이번만큼은 최선을 다해 승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리핀의 가장 무서운 점은 상위체급 강자라는 사실이다. 각 체급별로 과학적인 트레이닝이 펼쳐지고 있는 현 UFC에서 체급의 벽은 굉장히 높다. 더욱이 그리핀의 경우 헤비급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는 큰 체구를 갖고 있어 더욱 위험한 상대로 예상된다.

실바는 외도형식의 라이트헤비급 나들이에서 ´샌드맨´ 제임스 어빈(30·미국)을 쉽게 물리치며 팬들을 경악시킨 바 있다. 워낙 기량이 출중한 그가 적어도 상위체급의 어중간한 상대정도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리핀은 어빈보다도 훨씬 수준이 높은 파이터다.

리얼리티 MMA 프로그램 TUF(The Ultimate Fighter) ´시즌1´ 우승자 출신인 그리핀은 UFC의 엘리트코스를 밟은 미국 백인들의 영웅 중 하나다. 타격-그래플링 등 어느 한쪽에 확실하게 특화된 선수는 아니지만 좋은 체격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체력과 근성을 바탕으로 진흙탕싸움에 강한 터프가이라고 할 수 있다.

야심차게 UFC에 도전했던 마우리시오 쇼군(28·브라질)을 접전 끝에 제압한 것은 물론 퀸튼 ´램페이지´ 잭슨(31·미국)을 상대로 판정논란 끝에 승리, 라이트헤비급 챔피언타이틀을 차지한 적도 있는 상위클래스 강자다. 특히, 외모나 스타일 등에서 서양색이 워낙 짙어 국내 옥타곤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단 전체적인 기량의 완성도에서는 단연 실바가 앞선다. 타격으로 상대를 압박한 다음 그래플링 공방전으로 몰고 가는 그리핀 스타일도 실바에게 쉽게 통할지 미지수다. 비슷한 패턴을 구사하던 리치 프랭클린이 실바와의 타격 격차 때문에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완패했다는 사실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리핀은 상위체급에서 꾸준히 활약해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상위체급 파이터의 파워는 실바에게 미들급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낯선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체격-힘-맷집 등 자신이 주로 뛰어왔던 체급의 상대들과는 많은 면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그리핀은 머리가 매우 비상한 인물이다. 원거리에서의 타격전을 피한 채 클린치를 통해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더티복싱을 구사하고 더불어 레슬링으로 압박한다면 자칫 실바에게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더욱이 체력이 좋은 그리핀의 특성상 ´진흙탕 싸움´이 펼쳐진다면 장기전으로 갈수록 실바에게 불리한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실바 입장에서는 방심하지 말고 철저하게 전략적인 대비를 마치고 경기에 나서야한다.

과연 실바는 미들급에서의 명성을 상위체급에서도 입증할 수 있을지, 첫 번째 관문이 될 그리핀전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데일리안 = 김종수 기자]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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