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RM, APEC CEO 서밋서 "창작자들이 창의성을 펼칠 기회의 장 열어달라"
입력 2025.10.29 19:40
수정 2025.10.29 19:40
방탄소년단 RM이 ‘2025 APEC CEO 서밋’에서 케이팝의 성공 요인과 함께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가 문화적 관점에서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RM은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 6번째 세션 ‘APEC 지역 내 문화산업과 K컬처 소프트파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RM은 “제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에서 APEC의 주역인 여러분을 만나 저를 소개하고, 메시지를 전할 기회를 갖게 되어 영광이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문화산업이 APEC의 핵심 의제로 격상된 것에 대해 창작자로서 자부심과 기대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 아티스트이지 비즈니스 리더가 아니다”라며 “오늘 저는, 창작자의 시각에서, 케이팝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그 정성적인 연결의 의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RM은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6명의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만났고, 하고싶은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프로듀서 hitman Bang을 만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저희의 음악을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삶의 언어로 받아들여주는 전세계의 아미를 만났기 때문이다”라며 “그 덕분에 저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와 같은 글로벌 시상식뿐 아니라, UN 총회, 백악관, 그리고 오늘 이 APEC 무대와 같은 상징적인 곳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라고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십여년 전, 방탄소년단이 처음 해외에 진출했을 때만 하더라도, 오늘과 같은 영광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저는 영어권 지역에서 한국어로 만들어진 노래를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문화의 장벽이 얼마나 높은 것인지 온몸으로 체감했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자연스럽게 ‘비영어권 문화’로 분류됐고, 저희의 음악으로 주류 방송 플랫폼에 진입하는 것은 마치 ‘한국어 음악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로까지 느껴졌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 위해 거리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면서 무료 공연 전단지를 직접 나눠주기도 했다. 그런데 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희를 '한국 아티스트'라고 소개하면, 음악 이야기가 아닌 뜬금없이 ‘북한에서 왔어요, 남한에서 왔어요?’, ‘한국이 어디 있는 나라죠?’라는 질문을 받았다. 음악보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치부터 설명해야 했던, 정말 냉정한 현실이었다”라고 전했다.
RM은 “이 거대한 장벽을 무너뜨린 핵심동력은 아미였다. 이들은 저희의 음악을 매개체로 삼아,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소통을 이어간다”라며 “아시아의 소수문화 지지자로 여겨졌던 아미가 새로운 공동체이자 팬덤 문화로서, 글로벌 문화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이들은 순수한 문화적 연대의 힘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아미의 국경 없는 포용성과 강력한 연대는 저에게 끊임없는 크리에이티브의 영감이 되어준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RM은 수많은 글로벌 문화 콘텐츠 중 유독 케이팝이 강력한 포용적인 공동체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케이팝 콘텐츠의 특별한 융합 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케이팝 음악을 비빔밥에 비유한다. 비빔밥은 한국의 전통 음식이다. 쌀밥에 각종 채소와 고기, 양념을 얹어 모든 재료를‘비벼서 먹기 때문에 비빔밥이라고 부릅니다. 케이팝도 마찬가지다. 서구의 음악 요소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미학, 정서, 그리고 제작 시스템을 융합했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각자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결과물이 된다”라고 전했다.
케이팝이 단순한 음악장르가 아닌, 음악, 춤, 퍼포먼스, 비주얼 스타일, 뮤직비디오, 스토리텔링 콘텐츠, 소셜 미디어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360도 토털 패키지라고 설명하며 “케이팝의 성공은 특정 문화의 우월성에 비롯된 것이 아니다. 한국 고유의 정체를 지키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하고 세계의 문화를 폭넓게 수용했기 때문”라고 강조했다.
RM은 아티스트로서 이 자리를 빌려 APEC 리더들께 부탁드린다면서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그들의 창의성을 꽃피울 수 있는 경제적 지원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달라.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 관점뿐 아니라 문화적 관점에서도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문화와 창의성을 통해 포용과 성장을 이끌어갈 APEC의 비전을 응원한다. 저 역시 아티스트로서, 여러분이 열어주실 더 넓은 기회의 장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음악을 통해 용기와 희망, 그리고 포용의 가치를 전하는 것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마무리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