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의원들 저질 싸움에 새벽 5시 귀가한 공무원들 [2025 국감]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5.10.17 10:09
수정 2025.10.17 10:10

16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박정훈·김우영 의원 다툼에 종일 파행

오후 4시30분 재개한 감사

새벽 1시께 끝나 우주청 직원들 5시 복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민주, 박정훈 국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갈등 관련 신상발언 끝에 감사가 중지돼 있다. ⓒ뉴시스

1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는 의원 간 감정싸움으로 하루 종일 파행으로 얼룩졌다. 국감을 위해 새벽 3시 30분 경남 사천을 출발한 우주항공청 공무원들 앞에서 보인 이날의 행태는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는 국회 본질마저 의심케 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과방위 국감은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10시께 시작한 국감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신상 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김(우영)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참고로 박 의원은 지난달 5일 자신이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이 찌질한 놈아’라는 내용의 문자가 전화번호와 함께 공개된 것에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 한심한 XX”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박 의원은 국감 개의 직후 신상 발언에서 “김 의원의 그날 행동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며 “더군다나 제 전화번호까지 공개해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표적이 돼 전화를 쓰기 어려운 상황까지 됐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지난달 5일 김 의원이 과방위 회의에서 자신의 장인 사진을 공개하고 소회의실에서는 자신의 멱살을 잡고 언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의 문자에 욕설이 섞인 문자로 답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에 김우영 의원은 문자 메시지 공개 과정에서 박 의원의 전화번호가 노출된 데 대해 “(문자 캡처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번호가 비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제가 박 의원이 보낸 문자에 대해 똑같이 욕설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자 국정감사는 개의 41분 만에 중지됐다. 오후 2시 4분께 회의를 재개했으나, 또다시 같은 내용으로 공방이 벌어지면서 15분 만에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민주당)이 취재진을 향해 “선택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며 퇴장을 명령, 이후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욕설 논란과 관련해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 폭로 사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비공개회의에서도 김 의원과 박 의원의 싸움은 계속됐다. “한주먹 거리다”, “넌 내가 이긴다” 등 저급하면서도 유치한 말다툼을 이어가면서 서로 “네가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는 게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결국 오후 4시가 지나 김우영, 박정훈 두 의원이 전화번호 공개와 욕설에 대해 서로 사과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국감은 오후 4시 30분부터 정상 진행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우주항공청 등 8개 피감기관 공무원 수십 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약 6시간 30분 동안의 ‘추태’를 모두 지켜봐야 했다. 국감장 밖에서 대기한 공무원까지 포함하면 수백 명에 이른다.


특히 이날 우주청 공무원들은 국감을 받기 위해 경남 사천에서 버스를 빌려 새벽 3시 30분에 출발했다. 이들은 다른 피감기관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오후 4시 30분까지 아무런 일 없이 대기만 했다.


오후 4시 30분에 시작한 국감은 다음 날(17일) 새벽 1시께 끝났다. 국감을 마친 우주청 공무원들이 사천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5시께다.


이날 일련의 상황을 모두 지켜본 한 피감기관 소속 공무원은 “의원 두 명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싸움에 국감이 이렇게 스톱되는 게 맞는 일인가 싶었다”며 “고작 두 사람 때문에 수십, 수백 명의 공무원이 마냥 기다려야 하고, 부처는 업무가 사실상 스톱된 상태인데 (국회의원들이) 이런 걸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 역시 “이번에 국감을 처음 겪어보는 직원들도 있는데 솔직히 내가 낯부끄러웠다”며 “원래 국회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우리도 우리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는 거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