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성 악화·혜택 축소·건전성 부담…보안까지 사면초가
입력 2025.09.30 07:21
수정 2025.09.30 07:21
순익 18% 급감…가맹점 수수료 감소 직격탄
연회비 인상·무이자할부 축소로 소비자 부담 가중
카드론 부실 확대에 보안 투자 부실까지 겹쳐
국내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와 소비자 혜택 축소, 대출 연체율 상승, 보안 투자 부실 등 복합적인 부담에 직면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와 소비자 혜택 축소, 대출 연체율 상승, 보안 투자 부실 등 복합적인 부담에 직면했다. 본업 수익 기반이 흔들린 데다 보안 취약성까지 드러나며 업계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소비자 혜택 축소, 대출 부실화, 보안 투자 부진 등 복합적인 부담 요인에 맞닥뜨리며 삼중고에 처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하반기 업황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적부터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합산 순익은 1조2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273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2911억원 줄어 순익 감소폭을 웃돌았다.
이처럼 본업 수익성이 약화되자 카드사들은 실적 기여도가 낮은 상품을 정리하고, 상대적으로 연회비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 중심으로 재편에 나섰다.
그 결과 1분기 연회비 수익은 380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4% 늘었고, 상반기에만 카드 상품 400종이 단종돼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이자할부 제공 기간도 6~12개월에서 5~6개월로 줄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한층 줄었다.
또 단기 수익 확보를 위해 의존했던 카드론은 오히려 부실 위험으로 돌아왔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이용실적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은 지난 몇 년간 카드론 취급을 크게 늘려왔다.
이로 인해 대출자산 절반 이상을 카드론이 차지하게 됐지만, 주요 차주가 자영업자와 중·고령층 등 상환 능력이 취약한 계층에 집중되면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 2분기 카드론 연체율은 2.4%로 2021년 말(1.7%)보다 높아졌고, 비카드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6%에서 3.0%로 뛰었다.
하반기에는 롯데카드 개인정보 297만건 유출 사태로 보안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2020~2025년 6년간 8개 카드사가 책정한 IT예산은 5조5천억원에 달했지만, 정보보호 예산은 5천562억원으로 10% 남짓에 불과하다.
해킹 사태가 발생한 롯데카드는 정보보호 예산 비중이 2020년 14.2%에서 올해 9.0%로 낮아졌고, 올해 집행률도 절반에 그쳤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드업계의 보안 투자 부실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기조 속에 연회비 인상이나 혜택 축소에도 제약이 따르고 있어,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롯데카드 사태를 계기로 정보보호 지출이 하반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 전반의 어려움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수익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감소세로 접어들어 어려운 상황이 이어져 왔고, 하반기에도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다”며 “롯데카드 해킹은 아쉬운 사례지만 특정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카드사들이 방심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각사들이 보안 투자를 어떻게 강화할지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실제 투자 확대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