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딸 주애, 방중으로 '유력후계자' 입지 다져…혁명서사 확보"
입력 2025.09.11 13:44
수정 2025.09.11 13:49
金, 건강 큰 이상 없다고 판단…심박·혈압 정상범위
北, 김정은·김주애 생체정보 노출 최소화 만전 기해
국정원 "다른 자녀 유학설·장애설 등 가능성 낮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24일 배우자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리 여사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년 6개월 만이다. ⓒ조선중앙TV 캡쳐
국가정보원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에게 해외 경험을 쌓게 하면서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게끔 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11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최근 김 위원장의 방중에 함께 한 주애와 관련해 이러한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국정원은 "김주애는 방중 기간 대사관에 머물면서 외부 출입을 자제했다"면서 "귀국 시 전용 열차에 미리 탑승해 언론 노출을 회피해 온 점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유력 후계자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는 충분히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주애를 후계자로 인식하고 서사를 완성해가는 과정에 방중을 함께한 것"이라며 "김주애 방중 취지가 기본적으로 세습을 염두에 둔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회의에서 김주애를 제외한 자녀 여부 질문이 나왔고, 여러 설이 있었다"며 "(다른) 자녀가 장애를 갖고 있거나 혹은 유학을 갔다는 설이 있지만 (국정원은) 그렇게 유력하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유학은 존재를 숨기려 해도 드러나지 않을 수 없기에 유학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행사 전체 일정을 특별한 문제 없이 무난히 소화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또 "가끔 초고도비만으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계단 오를 때 가쁜 숨을 내쉬는 경우도 있지만, 심박·혈압 등 대부분이 정상범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김 위원장과 김주애의 생체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온 모습도 관찰됐다"며 "북한 대사관에 투숙하고 특별기를 통한 행사 물자와 폐기물 운송 정황이 파악된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방중을 스스로 평가하기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중러 3국 간 연대를 과시하는 그림을 충분히 발신해 정상 국가의 지도자라는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데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중은) 유리한 대외환경이 조성됐다는 정세 인식 하에 이를 활용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며 "북러 밀착에 이어 북중 관계 개선에 방점을 두고 북중러 연대를 도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중국과 인적·물적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김 위원장 방러 카드를 활용해 동맹 장기화 혹은 반대급부 추가 확보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북한이 방중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토대로 공세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방중에서 일정 부분 한계도 있었다"며 "북중러가 그림 상으로는 3자 연대의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 3자 정상회담이나 3자 간 구체적 정책 협의 플랫폼 구축의 진전이 없었다"면서 "북중·북러 회담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은 북중 정상회담 결과 보도문에 호혜적 경제협력 심화라고 발언했지만, 이를 중국만 공개하고 북측은 공개하지 않았다"며 "경제협력을 북한이 원한다는 모습을 노출하지 않으려 하고, 북한이 협력 확대를 요구했지만 충분한 반응이 중국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평화·안전·핵 문제에 대해 중국이 북한과 같은 입장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는 대화 문턱을 높여 협상을 압박하되, 물밑 접촉을 모색하는 전략을 가지고 갈 것"이라며 "대남 관계는 적대적 두 국가 기조하에 한미동맹 추이를 탐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북러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동맹을 장기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미래를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연 김 위원장이 의도한 만큼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성과를) 얻어냈느냐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에게 "중국이 전 세계에 북한 제재를 해제하는 듯한 인상은 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도된 거리두기가 있었다"면서도 "정상회담이 있었기에 생필품 등 일반 물품의 경우 양측 간 경제 교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