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철폐 전도사' 최태원, 韓기업 성장 위해 두 팔 걷었다
입력 2025.09.04 17:11
수정 2025.09.05 00:28
'재계 맏형'으로서 규제 장벽 허물기 선봉
"기업 성장 꺼리게 하는 구조 반드시 바꿔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대한상의·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을 허물기 위해 경제계가 힘을 모았다. 선봉에 선 인물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그는 재계의 맏형으로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경제활력 회복에 기업이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최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 기조강연에서 대한민국의 성장이 정체되고 민간의 활력이 떨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규제를 꼽았다. 그는 "기업 사이즈가 크면 클수록 규제가 커지니 기업 입장에서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거의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경제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이 8.8%를 담당한 반면 정부는 0.6%에 그쳤다"며 "중소기업 1만개 중 4개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중견기업은 100개 중 1~2개만 대기업으로 가고 있다. 역진적 인센티브의 전형"이라며 "기업이 성장을 꺼리게 하는 구조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2020~2023년 4년 동안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진입률은 평균 0.04%, 중견기업의 대기업 진입률은 1.4%에 그쳤다.
경제 관련 규제도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의와 김영주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 수행한 '차등규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 관련 12개 법안에만 343개의 기업별 차등 규제가 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규제가 94개 늘고, 대기업이 되면 329개까지 대폭 증가했다. 최 회장은 343개의 규제가 빼곡하게 적힌 대형 패널 3장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금은 성장을 안 하는데 사이즈별 규제를 하면 누구든 성장할 인센티브가 떨어진다"며 "실제로 무엇인가 성장하면은 기여를 더 주고 인센티브를 더 주시면 이게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계단식 규제의 산업 영향도 평가와 시행령·시행규칙,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해 예외를 적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일본 소프트뱅크는 외부 자금을 활용해 대규모 투자를 하지만 한국은 금산분리 등 규제로 경쟁력이 제한된다"며 "기업들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짚고, 이제는 이런 규제를 풀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성장포럼이 매주 프로그램을 이어가며 규제 전수조사와 불필요한 규제 해소, 성과 기반 지원, 대기업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식 전환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대한상의·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회장이 '기업 규제 철폐론'을 설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관계부처, 정당 등 정치권 인사들과의 만남에서도 기업의 창의와 활동 자유를 가로막는 규제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꾸준히 드러내왔다. 이러한 행보는 그의 제안인 '메가 샌드박스'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에 반영되는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5일 기획재정부 주재로 열린 '성장전략 TF' 1차 회의에서도 최 회장은 "기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차별적 규제를 받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도설계를 할 때 기업의 자유와 창의가 온전히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지난 4월 13일 전문가 간담회에선 또 "기업이 '이런 걸 해도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뭐든지 하세요'라고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과 열린 규제가 필요하다"며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자율주행 등 신산업도 규제에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 그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과 기업에 자유를 줘야 한다"며 "이런 구조를 만들어내야 글로벌 수요까지 끌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