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탄저병 저항성 원리 밝혀…농진청, 전체저항성 메커니즘 제시
입력 2025.09.01 11:00
수정 2025.09.01 11:01
캡시쿰 바카툼 활용해 살리실산 경로 규명
메틸살리실산 통한 전체저항성 원리 확인
플랜트 피지올로지 게재·한빛사 선정
CbAR9과 CbSAHH에 의한 전체저항성(SAR) 신호조절 경로 모델. ⓒ농촌진흥
농촌진흥청은 고추 탄저병 저항성 품종(캡시쿰 바카툼, Capsicum baccatum)을 활용해 병원균이 침입한 부위뿐 아니라 감염되지 않은 조직에도 저항성을 유도하는 살리실산(SA) 기반 신호조절 경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살리실산은 스트레스에 대한 다중 반응을 조절하는 식물호르몬으로 병 저항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아스피린 원료로도 쓰인다.
고추 탄저병은 국내외 고추 농가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병으로, 국내에서는 주로 곰팡이 병원균 콜레토트리쿰 아쿠타툼(Colletotrichum acutatum)에 의해 발생한다. 연평균 수확량이 20~30% 줄고, 연간 피해액은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연구진은 2022년 탄저병 저항성 품종과 감수성 품종의 유전체,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저항성 유전자 CbAR9을 발굴한 바 있다. 이번에는 CbAR9와 상호 작용하는 단백질 CbSAHH을 분리해 기능을 검정한 결과, 두 단백질의 상호작용으로 병원균 침입 부위에서 합성된 이동성 면역 신호물질 메틸살리실산(MeSA)이 다른 조직으로 전달돼 식물체 전체에 저항성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전체저항성(Systemic Acquired Resistance) 현상은 고추 식물체 전반에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핵심 원리로 제시됐다.
연구 성과는 식물 분야 국제 학술지 ‘플랜트 피지올로지(Plant Physiology·IF 6.9)’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도 선정됐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성과가 메틸살리실산 유사물질을 활용한 저항성 증진 약제 개발, 신호조절 유전자 기반 저항성 자원 선발, 고추 신품종 육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권수진 농촌진흥청 디지털육종지원과장은 “이상기상으로 고추 탄저병 피해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항성 유전자 발굴과 기능 검정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기후 적응형 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