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족 아파트 속속 경매行…주택경기 침체 지속 여파
입력 2025.08.31 06:00
수정 2025.08.31 06:00
임의경매·강제경매 집합건물 대폭 증가
수요 관망세 확산…경매 물건 적체도 ‘심화’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와 높은 금리 등이 맞물려 빚을 제 때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주택이 늘고 있다. 6·27 대출규제 이후 시장 관망세가 짙어진 만큼 한동안 경매시장 물건이 해소되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3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은 총 6887건이다. 이는 1년 전(4981건) 대비 38.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임의경매 개시가 결정된 수도권 집합건물은 1만4618건에 이른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상환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가 해당 부동산을 경매로 넘겨 자금 회수에 나서는 법적 절차다.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선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되면 임의경매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강제경매에 부쳐지는 물건도 상당수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강제경매로 인한 매각으로 소유권이전 등기가 신청된 수도권 집합건물은 총 5736건이다. 1년 전 2824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강제경매개시결정등기 신청 집합건물은 같은 기간 1만4955건으로 1년 전(1만2945건)보다 15.5% 확대됐다.
별도의 재판을 거치지 않고 경매 신청이 가능한 임의경매와 달리 강제경매는 소송을 제기해 법원 판결을 받아 신청해야 한다. 빚 갚을 여력이 안 될 때 부동산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개인 간 채무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지속되는 이슈인 보증금 미반환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저금리·집값 급등기에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집을 산 사람들이 금리 상승기와 주택경기 침체 등을 겪으며 자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6·27 대출규제가 시행되면서 매수세가 꺾이고 수요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경매에 넘어가기 전 주택을 처분하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주택 물건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에서 소화가 안 되는 물건들이 경매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내수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채권 변제가 이뤄지지 않은 물건들도 상당하다”며 “집값 상승기에는 기대감이 있다 보니 바로바로 낙찰돼 경매물건 적체가 심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런 기대감이 없어서 물건이 계속해서 쌓여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실 채권이 많아졌고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인데 결국 주택시장에 돌고 돌아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매 물건이 소화되지 않고 쌓이는 것이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현정 이현정경매 대표는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는 게 최근 경매시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서울은 6·27 대출규제 이후 고가 물건의 경쟁률이 다소 떨어진 측면이 있고 실수요가 받쳐주는 지역은 그래도 낙찰가가 많이 올라와 전고점을 회복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침체가 심한 지방은 임의경매나 강제경매로 넘어오는 물건들이 상당한데 가격 역시 전고점 대비 30%가량 빠진 수준”이라며 “아직도 전세사기 관련 물건들이 많아 경매시장에 매물이 많이 쌓여있는 상태로 추석 이후 거래가 어느 정도 살아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