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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통해 춤 이상의 것을 찾아낸, 아이키 [D:인터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8.05 12:23
수정 2025.08.05 17:41

'프리다' 레플리하 역으로 첫 뮤지컬 도전

"도파민 터지는 희열 느껴...뮤지컬 제작도 도전하고파"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아이키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몸으로 풀어내는 댄서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 후에도 다양한 방송과 공연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퍼포먼스 영역을 구축해왔다. 그런 그가 지난 6월 17일, 새로운 도전을 알리며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프리다’의 세 번째 시즌에 레플레하/디에고 리베라 역으로 캐스팅된 것이다. 첫 뮤지컬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키는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으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무대에 안착했다.


뮤지컬 ‘프리다’는 멕시코의 상징적인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작품 속 프리다는 교통사고 후유증, 사랑의 고통 등 인생의 굴곡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아이키가 연기하는 레플레하는 포르투갈어로 ‘반사’를 뜻하는 이름으로, 실제 디에고가 아니라 프리다의 눈에 비친 디에고를 보여준다.아이키는 때론 ‘더 라스트 나잇 쇼’의 진행자 레플레하로, 때론 프리다의 연인 디에고 리베라로. 두 캐릭터를 오가며 프리다의 파란만장한 삶을 더욱 입체적으로 펼쳐낸다.


“신인 배우로 인사드리게 돼서 너무 영광입니다. 최근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동시에 공연을 진행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큰 도전이었어요. 시작부터 ‘프리다’를 선택한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작품을 너무 좋아했고, 전 시즌 배우들도 리스펙하는 부분이 있어서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쉽지 않은 스케줄이었지만 체계적으로 만들어주신 연습 과정을 통해서 작품에 대해 깊게 배우고 연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건 ‘하길 잘했다’는 점입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아이키는 첫 무대에 대한 짜릿함을 언급하며 댄서로서의 ‘춤태기(춤+권태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많은 무대를 해왔지만, 계속해서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는 것 같아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아이키는 뮤지컬 무대야말로 자신에게 꼭 필요했던 새로운 영감과 도파민이었다고 말한다.


“첫 무대에 올랐을 때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새로웠어요. 계속 한계에 부딪히는 것 같았는데, 춤 이상의 도전을 스스로 택하고 첫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 처음 느껴보는 희열이 있었습니다. 아티스트로서 꼭 필요했던 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챗GPT에도 평가를 물어봤는데 ‘성량은 부족하나 노래와 연기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해주더라고요(웃음).”


아이키는 춤을 통해 쌓아온 감정 표현 능력을 연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춤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과 연기는 다른 영역이지만, 오랜 시간 몸으로 감정을 표현해온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프리다’의 허밍버드 신에서 아이키는 라틴 베이스의 메탈 록 음악에 다양한 스트릿 댄스를 접목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선보인다. 자신만의 강점을 살린 디에고 리베라, 일명 ‘키에고’를 탄생시킨 것이다. 아이키는 안무 제작에도 직접 참여하며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연기가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었는데, 사실 처음엔 자신이 없었어요. 근데 춤을 추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감정표현들을 다시 되새기면서 춤을 춰왔던 제 자신에게 도움을 받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연출님께서 ‘아이키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봐’라고 틀을 열어주셨어요. 그래서 아이키스러운 레플레하, 디에고를 찾아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에 있어서도 아이키는 댄서로서 음악을 접하며 쌓아온 흥미와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프리다’를 준비하며 뮤지컬 배우 김소향에게 발성, 노래, 연기 등 다방면으로 코칭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김소향은 아이키에게 목 푸는 법, 발음 교정 등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소향 언니가 발성이나 프리다가 바라봤던 디에고, 레플레하가 가장 중요하게 해내야 하는 노래 부분을 가장 먼저 봐주셨어요. 너무 감사한 스승님이자 선배님이죠. 덕분에 제가 혼자서 해내야 하는 부분에서는 부담이 적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댄서로서 음악을 같이 접하면서 해왔던 직업이다 보니 노래라는 것에 흥미가 많았고, 부르면서 스트레스 해소가 많이 됐습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아이키는 ‘프리다’의 삶을 통해 새로운 감정의 깊이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즐거움과 폭발적인 에너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가진 내면의 솔직한 감정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프리다를 통해 고통과 슬픔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아이키는 디에고 리베라를 ‘프리다의 마음속에 있는 작은 소년’으로 해석하며 캐릭터에 자신만의 서사를 부여했다. 그는 디에고가 프리다를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느끼며 존경심을 담아 바라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한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해하기 힘든 디에고의 행동도 그가 겪었을 어린 시절의 아픔 때문이라고 가정하며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는 작은 소년이었어요’라는 대사가 허밍버드 시작 부분에 있어요. 아이키가 하는 디에고에서 나는 어떠한 차별화를 둘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프리다의 마음속에 있는 작은 소년이었다고 설정했어요. 실제로 작기도 하고(웃음). 프리다가 안아주고 싶은 소년이 되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프리다의 어떤 고통과 슬픔보다 ‘사랑스러움’ 그 자체로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안에 이 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이키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키’가 아닌 ‘레플레하’ 그리고 ‘디에고’로 인정받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지인들이 자신을 아이키가 아닌 레플레하로 봐주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말할 만큼,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모니카 언니가 저를 본 게 아니라 프리다를 봤다고 했을 때 정말 좋았어요. 작품의 배우, 역할로서 온전히 녹아들어 있는 모습을 봐주셨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뮤지컬 무대를 통해 새로운 희열을 맛본 아이키는 앞으로도 뮤지컬 배우로서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댄서로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뮤지컬 제작에도 욕심을 드러냈다. 라틴 댄스 스포츠를 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라틴 문화를 담은 강렬한 작품에 참여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제 색깔은 ‘레드’에요. 열정적인 강렬함. 그 안에서 오는 부딪힘이 저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아요. 그 안에는 사람을 사랑하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따뜻함’도 담겨 있죠. ‘프리다’에서 레플레하가 프리다의 색깔을 물을 때 ‘이건 색깔은 아니지만, 이것 빼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 말하잖아요. ‘하트’라고. 아이키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프리다와 같은 레드,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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