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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가시연의 귀환…경포가시연습지가 보여준 생태적 회복력 [배태랑]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5.08.01 09:24
수정 2025.08.01 09:24

생태복원과 멸종위기종 보호의 현장

50년 복원의 결실…가시연꽃의 의미

수치로 입증된 생태관광의 성과

하루에 한시간 정도만 개화하는 가시연꽃. 개체수가 점점 줄어드는 귀한 식물이다. 그럼에도 환경부와 강릉시, 강릉생태관광협의회 등은 생태 복원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배태랑은 ‘배기자와 함께하는 생태사랑 여행’이다. 매달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이달의 생태관광지를 직접 방문한다. 환경부는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직접 체험해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기 위해 2024년 3월부터 매달 한 곳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전국 생태관광 지역 중 해당 월에 맞는 특색 있는 자연환경을 갖추고, 지역 관광자원 연계 및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한다. 배.태.랑은 전국에 있는 생태자원 현장을 직접 찾아가 생태적 가치와 보존, 그리고 관광이 공존하는 ‘이달의 생태관광’을 직접 조명하고자 이 시리즈를 준비했다. 초보여행자, 가족여행자 눈높이에서 바라본 현장감 있는 시리즈로 풀어 나갈 예정이다. <편집자 주>


경포 가시연습지 관람 꿀팁

• 7~8월 가시연꽃 개화 절정은 오전 시간대. 오전 방문 시 활짝 핀 꽃을 관찰할 수 있다.

• 연잎 데크 산책로 일부는 휠체어나 유모차 접근 가능

• 비가 오는 날씨에는 운치가 극대화, 장마철에도 관람 가능

• 수로를 가로지르는 작은 나룻배 체험, 사진 촬영 추천 포인트 다수

• 현대 조각 작품과 습지 야생화, 철새 탐조도 가능

• 무료주차 및 연중무휴


1970년대 농경지 개발로 사라졌던 강릉 경포가시연습지가 반세기 만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가시연꽃의 자생지로 되살아났다.


환경부는 이 지역을 7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지정하며 생태복원과 관광정책의 모범사례로 공식 평가했다. 경포호를 아우르는 수생 생태계 회복과 시민참여형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다각적인 관리와 정책 성과가 함께 이어지며, 지역사회는 생태 보전과 관광이 공존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사라진 가시연, 50년 만에 되살아난 생태 복원의 상징종


경포가시연습지는 1970년대 초 강릉 경포 지역이 식량 증산을 위한 농경지 개발로 대규모 훼손됐을 당시 자취를 감춘 가시연꽃의 옛 서식지였다.


당시 경포호와 인접 습지의 수생식물 생태계는 배수와 개간으로 생물다양성을 크게 잃었고,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의 근거지가 줄줄이 사라졌다.


이후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강릉시가 공동으로 진행한 ‘경포호 생태하천복원사업’을 통해 총 15만5000㎡ 규모의 습지가 다시 조성됐다. 이곳은 유수지 기능과 야생생물 서식 기능을 동시에 갖춘 복합 생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복원사업 이후 경포가시연습지에서는 멸종위기 Ⅰ급 수달을 비롯해, Ⅱ급 가시연꽃, 각시수련, 조름나물 등이 서식하는 것이 공식 확인됐다.


특히 50년여 만에 자연 발아된 가시연은 이 복원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가시연은 수련과 한해살이풀로, 생육환경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국내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있다.


잎과 꽃, 열매에 모두 날카로운 가시가 있고, 잎의 직경은 최대 2m에 이를 만큼 크다. 꽃은 자줏빛으로 7~8월 오전에만 하나씩 피며 밤에는 오므라드는 특성이 있어 관찰 자체가 쉽지 않다.


조현호 강릉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은 “자연 발아라는 점은 복원 사업이 단지 시설 조성이 아닌 생태계 회복의 자연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증거”라며 “현장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경포가시연습지는 현재 국내 생태복원의 대표사례로 학계와 정책기관 모두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포가시연습지는 보행로 조성이 잘 돼 있어 휠체어 등 장애인 진입이 수월하다. 가시연꽃 연입 역시 우둘투둘한 가시가 돋아 있어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가시연이 이끄는 생태관광, 해설과 체험으로 완성된 현장 프로그램


경포가시연습지는 2014년 12월 환경부로부터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해설 기반의 탐방프로그램과 시민 참여형 생태체험을 적극적으로 운영해왔다. 여기에 환경부가 지정한 7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되면서, 복원의 정책적 의의는 물론 생태관광 콘텐츠 구성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가시연꽃 개화기인 7~8월에는 ‘가시연습지 탐방’ 프로그램이 집중적으로 운영된다. 자연환경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순환 탐방로를 걷거나 생물해설을 들을 수 있다. 잎 크기나 개화 상태, 생육 조건에 대한 전문 정보가 제공된다. 탐방 관람 외에도 수상체험(나룻배), 자연물 공예, 환경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병행된다.


이밖에 강릉생태관광협의회는 철새 관찰 중심의 ‘철새학교’ 다감각 체험을 강조한 ‘오감만족 자연 프로그램’ 지역 문화유산과 연결한 ‘경포호 누정문화 체험’ 등 연중 프로그램을 기획·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은 당일 참가형부터 2~3박 체류형까지 다양하다. 사전예약 없이 현장 참여도 가능하다. 경포가시연습지 방문자센터에는 전문 해설 인력이 상주해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현장 해설 및 체험 안내가 집중 제공된다.


이처럼 가시연을 주제로 한 생태관광 콘텐츠는 단순 ‘관람형 관광’을 넘어 체험과 해설, 환경인식 증진 기능을 고루 아우르며 강릉 생태관광의 차별성을 형성하고 있다.


조 사무국장은 “가시연의 자연 복원 과정은 단순한 꽃이 아닌, 생태계가 회복됐다는 하나의 신호”라며 “앞으로도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확대와 지역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전국 생태복원 정책의 실천 현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처음 가시연꽃을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크기도 작고 육안으로 찾기 어렵다. 가시연습지 방문자센터 해설사와 함께 관람을 하게되면 망원경으로 생생한 가시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자연발아한 가시연부터 442종 생태 지표까지…수치로 본 복원의 결과

경포가시연습지는 생물다양성 회복과 보호종 서식지 확대라는 점에서 객관적인 수치 성과를 확보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국립환경과학원 및 환경부 생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이 지역에는 총 42과 152종의 조류, 77과 237종의 식물, 13종의 포유류가 확인되고 있다.


단순 종수의 확대를 넘어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안정적으로 서식 중이다. 수달(Ⅰ급)을 비롯해, 가시연꽃·각시수련·조름나물·순채(이상 Ⅱ급), 큰기러기·노랑부리저어새·큰고니·삵(이상 Ⅱ급) 등 보호종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특히 가시연꽃의 서식은 특정 미세환경과 수질 조건이 갖춰져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복원의 정밀도가 평가 받는다.


생태관광 통계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수치가 도출되고 있다. 강릉생태관광협의회 공식 자료를 보면 연평균 3만명 이상이 이 지역 생태탐방 및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하절기(7~8월)가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또 지역 초등학교 및 동아리와 연계한 ‘찾아가는 습지학교’ 자원봉사 에코플로깅 등 어린이·청소년 대상 자연교육도 활성화되고 있다.


지속적인 생태 관찰 외에 ‘문화형 생태복합 코스’도 구성됐다. 오죽헌, 선교장, 경포대, 순포습지 등 문화재·역사 자원과 경포가시연습지를 연계한 탐방루트는 지역 관광의 질적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와 운영 상황은 단순 복원을 넘어, 생물다양성 유지와 주민참여라는 목적까지 겸한 지역 모델로서의 성장을 의미한다.


정호경 환경부 자연공원과장은 “경포가시연습지는 단발성 복원이 아닌, 생물 다양성 유지와 생태문화 확산까지 아우르는 정책 성과물”이라며 “해설·참여형 생태관광을 지속 확대해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거점지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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