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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연예] ‘오은영표’ 힐링의 이면…‘백종원 사태’에도 변함없는 방송가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7.30 07:00
수정 2025.07.30 07:00

하니 출연에 강지섭 출연 예고...논란 연예인에 면죄부?

‘오은영 스테이’ 빈축

한 명의 전문가가 다양한 채널을 누비며 아이부터 어른의 치유를 책임지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금쪽이’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대국민 힐링’을 표방하며 논란을 겪은 연예인들의 복귀 발판까지 마련해주고 있다.


‘국민 멘토’로 꼽히며 TV 프로그램,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까지 아우르던 백종원의 ‘추락’에도 불구, 여전히 이미 검증된 인력의 활약에만 의존하는 방송가의 안일함이 우려스럽다.


ⓒ오은영 스테이 영상 캡처

오은영은 채널A 예능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지난 2020년부터 6년째,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에게 육아법을 코칭하고 있다. 2006년 육아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비슷한 콘셉트의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이름을 알린 그는 이후 EBS ‘생방송 60분 부모’ 등을 거치며 주로 육아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수년 전,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가 어른 시청자들에게도 ‘힐링 프로그램’이 되면서 행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2021년 이 프로그램의 일부 내용이 SNS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어른 시청자들이 아이 또는 부모에게 몰입해 오은영의 상담에 함께 위로받기 시작한 것이다. 사연을 경청하고, 적절한 해답을 주는 과정에서 건네는 따뜻한 위로까지. 오은영의 상담 방식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지금은 오은영의 프로그램을 보며 힐링 대신 피곤함을 느끼는 시청자도 늘었다. 이혼 위기의 부부부터 연예인 등으로 상담 대상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사연의 자극성이 높아졌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부부 갈등의 고민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된 이 프로그램에는 도박에 빠진 남편의 사연을 비롯해 딸의 뺨을 때린 남편의 이야기 등 ‘과연 개선이 가능할까’ 싶은 사연들이 이어져 보는 이들의 피로감을 유발한다.


한때는 오은영의 상담 과정이 해당 회차의 출연진을 넘어, 모두를 위로할 만큼 강력했지만, 그만큼 사연도 심각했던 셈이다.


1박 2일로 기간을 늘려도 소용이 없었다. 고민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오은영 스테이’에 참가해 1박 2일 동안 위로와 공감을 나누는 MBN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스테이’에는 논란에 휩싸였던 연예인이 출연, 오은영의 위로를 받는 전개가 나와 빈축을 샀다.


그룹 EXID 출신 하니가 이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에게 보이는 직업이라’ 힘들다는 취지의 고민을 토로했는데, 내용상 그를 둘러싼 논란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니는 지난해 9월 연인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과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으나, 양재웅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알려져 결혼식을 연기했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피해자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 같은 방송이 나와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여기에 과거 JMS 신도라는 의혹이 불거져 방송 활동을 중단한 배우 강지섭의 출연도 예고돼 ‘논란 연예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일고 있다.


결국 ‘오은영이면 다 된다’는 제작진의 안일한 접근이 시청자들의 반발을 부르는 모양새다. 오은영의 ‘따뜻한’ 상담이 그들의 복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그 또한 시청자들의 비판에서 자유롭진 못 하다. 다만 공감과 위로를 주겠다는 기획의도와 달리, 자극적인 사연으로 화제성을 높이는 ‘뻔한’ 전개에만 오은영을 활용하는 제작진의 안일함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요리 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 사태가 남긴 교훈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모습에 우려가 커진다. 백종원은 여러 채널을 누비며 마치 대체가 불가능한 ‘요식업계의 대부’ 이미지를 구축했으나, 원산지 표기법 위반을 비롯해 식품위생법 위반, 원산지표시법 위반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시청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겼었다. 그리고 이 사태는 한 명의 전문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줬다.


논란만 없으면 괜찮은 문제일까. 여전히 ‘오은영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안일한 기획을 반복하는 일부 제작진이 실만감을 유발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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