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찾아서' 감독 "AI 영화, 미래의 선언보단 성찰을 의도해" [D:인터뷰]
입력 2025.07.11 10:17
수정 2025.07.11 10:18
"4500년 후에도 컴퓨터는 내 영화만큼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없을 것이다"
ⓒBIFAN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의 개막작 '그를 찾아서'(감독 피오트르 비니에비츠)는 독일의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조크의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헤어조크 감독의 시나리오를 학습한 AI는 가상의 도시에서 발생한 한 남성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이어가고, 기술과 인간성의 균형을 조명하고 성찰한다.
최근 부천에서 만난 피오트르 감독은 작품의 시작점과 관련해 "2015년에 미국의 온라인 데이팅 웹사이트 '애슐리 메디슨'(Ashley Madison)과 관련된 기사를 보게 됐다. 그 웹사이트는 '당신이 원하는 부인이나 파트너를 이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홍보를 했는데,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반응하더라. '심리적 강간'이라는 말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비슷한 시기에 헤어조크 감독의 '로 앤 비홀드'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그리고 시사회에서 그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했는데, 그 말을 듣고나서부터 인간이 기계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인간이 갖고 있는 우월감과 함께 기술에 대한 두려움, 즉 테크노 포비아를 영화로 다뤄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를 찾아서'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이었다고 한다. 피오트르 감독은 "당시에는 AI와 관련된 기술이 아주 초기단계였고 머싱러닝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영화 제작과 기술 개발을 같이 했다. 재정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챗GPT가 나오면서 우리가 하려던 것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또 "이 영화를 만들 때만 해도 AI를 사용하는 것은 도전에 가까웠다. 결코 쉽지 않았다. AI 발전 초기 단계여서 비용도 많이 들었고 변호사의 도움도 필요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통해 AI의 미래나 영화의 미래에 대한 선언을 하고 싶었다기 보단 기술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제작 단계에서 AI기술이 도입되며 이를 두고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피오트르 감독은 "그런 점에서 우리 영화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실 모든 기술에는 어두운 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가 이러한 기술을 수익 창출로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술이 영화의 완성을 위해 사용되는 것과 누군가의 일자리를 뺏기 위해 사용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만큼 피오트르 감독은 헤어조크 감독의 말에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결국 새로운 영화의 언어가 만들어지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영화라는 것이 100년 남짓한 짧은 역사를 갖고 있는 예술이고,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는 것 같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영화를 만들고, 이것이 하나의 IP가 되고. 이런 것들이 일정한 패턴이 된 것 같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식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 과정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