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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범죄 목적 법인 명의 계좌 사용, 금융실명법 위반"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07.09 13:08
수정 2025.07.09 13:09

2심 재판부,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는 무죄 선고

대법원 "실제와 달리 범죄 위한 목적의 법인 설립"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한 법인 대표가 범죄 목적으로 법인 명의 계좌를 사용해 금융 거래를 했다면 금융실명법 위반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금융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에 대한 사건에서 지난달 5일 금융실명법 위반 무죄 부분 등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A씨 등은 지난 2023년 4월∼7월 온라인도박·투자사기 범죄조직에 상품권 매매업체를 가장한 허위 법인 명의 계좌를 제공하고, 계좌로 송금된 범죄수익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범죄조직원들에게 전달하며 수수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쟁점은 허위 법인 대표자가 범죄 목적으로 법인 계좌를 이용해 금융 거래를 한 경우 금융실명법 위반에 해당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의 다른 혐의를 인정해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징역형을 선고하면서도,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법인 대표이사 자격에서 법인 명의로 한 금융거래를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한 경우'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등기상으로는 '상품권 매매업'을 사업목적으로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오로지 범죄수익금 자금세탁 등 범죄를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한 것이므로 금융실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법인의 대표자 지위에 있는 행위자가 형식적으로는 법인 명의로 금융거래를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자신의 범죄 등을 위해 법인 명의를 수단으로 삼아 자신의 금융거래를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그 경우 그 금융거래는 처벌 규정에서 정한 '타인의 실명으로 한 금융거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런 금융거래에 해당하는지는 오로지 범죄 등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해 그 목적을 위해 금융거래 계좌를 개설·이용했는지를 포함해 법인 설립 목적과 경위, 금융거래 계좌 개설 경위와 이용 현황, 법인의 실제 운영 현황과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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