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직불제 신청 쏠림 뚜렷…밀 자급률 목표 달성 난망
입력 2025.06.23 14:43
수정 2025.08.18 11:00
논콩 신청 몰리고 가격 하락 우려
밀 재배 정체…자급률 5% 불가능
콩논. ⓒ뉴시스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타 작물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전략작물직불제가 일부 품목에 쏠리고 있다. 논콩 재배가 증가하는데 생산량 증가로 가격 하락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반면 밀에 대한 신청은 저조해 정부가 목표한 자급률 달성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략작물직불제는 식량자급률 향상과 쌀 수급안정을 위해 논에 전략작물을 재배하면 직불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2023년부터 시행됐으며, 논에 콩·가루·쌀·조사료 등을 재배할 경우 ha당 최소 50만원에서 480만원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 전략작물직불제는 6월 말까지 신청·접수 받는다.
2023년 전략작물직불제는 약 13만ha 신청됐다. 작물별 면적을 보면 논콩이 1만 9500ha이며, 밀 9300ha, 가루쌀 2200ha로 조사됐다.
2024년에도 콩 2만 6000ha, 밀 8500ha, 조사료(동계·하계 포함) 8만 2000ha 등이 신청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략작물직불제 신청이 논콩에 쏠리면서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2025 농업전망에 따르면, 2024년산 콩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7만9000㏊, 생산량은 9.4% 증가한 15만t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증가세는 전략작물직불제 시행으로 직불금 지급 단가, 정부 수매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논콩은 2023년(양곡연도 기준)부터 전략작물직불제가 시행돼 수매량이 증가했다. 2023년 수매량은 약 1만 9000t으로 전년(약 2000t)보다 9배 높다. 2024년 수매량은 약 3만 3000t으로 전년 대비 74.0% 늘었다.
이에 농경연은 2024년산 단경기(8~10월) 가격은 생산량 증가 영향으로 전년(5543원/kg)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단경기에 수확한 콩은 2024년 11월 이후 판매돼, 2024년 양곡연도에 속한다. 2024년산 논콩 생산량 증가 폭이 커 시장공급 물량이 늘어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밀 재배는 정체되고 있다. 밀 자급률도 여전히 1~2%대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는 제1차(2021~2025)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라 2025년 밀 자급률 5%(재배면적 3만ha, 생산량 12만t) 달성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이후 2차 기본계획에는 2030년까지 밀 자급률 10%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계청에서 확인한 밀 재배면적은 2021년 6224ha, 2022년 8259ha, 2023년 1만 1600ha, 2024년 9536ha다.
밀 자급률은 2021년 약 1.1%, 2022년 약 1.3%, 2023년 약 2.0%로 조사됐다. 지난해 밀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4년 밀 자급률은 1%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 추이대로라면 2025년 밀 자급률 5% 달성은 불가능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품목 선호도가 높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며 “전략작물직불제는 농업인 타 작물 재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정책인 만큼, 해당 제도로 인한 생산량 증가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콩이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하는 일이 발생하면 비축수매 등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며 “밀은 당초 설정했던 자급률 목표 달성은 어렵겠지만 2019년 4000ha였던 재배면적이 최근 1만ha까지 늘어 증가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