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최민호 “‘랑데부’로 또 성장…새로운 길 찾고 싶어” [D:인터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5.07 08:33
수정 2025.05.07 08:33

연극 ‘랑데부’로 두 번째 무대 도전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운동하고,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한 번도 루틴이 깨진 적이 없어요. 심지어 양말 하나를 신더라도 무조건 오른발부터 신고요. 매주 수요일 자장면을 먹은지도 벌써 두 달 반째네요. 처음엔 반쯤 장난으로 시작한 일인데, 덕분에 태섭이라는 인물에 한발 가까워진 기분입니다.”


MBTI로 치면 극 J(계획형) 성향의 행동 패턴 같지만, 자신을 “자유분방한 P형 인간”이라는 배우 최민호의 이야기다. 연극 ‘랑데부’의 태섭을 통해 그는 스스로 정해진 틀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정해진 계획대로 살아야 하는 강박을 가진 태섭을 이해하기 위해 루틴을 설계하며, 무대 위에서의 완벽한 몰입을 위한 노력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모든 스태프와 배우가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어요. 그 열정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그 이상으로 애정이 커져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걸음걸이와 숨 쉬는 시점까지도 계획하고 연습했고, 대사에 숨은 의미를 찾으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매번 하는 대사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슈퍼 J’의 일상을 두고 “피곤하다”는 농담을 던진 최민호이지만, 태섭과 묘하게 닮은 부분도 있었다. ‘샤이니 민호’로 수만 명의 관객을 모으면서도 스스로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완벽추구형의 모습이 그렇다.


“스스로에게 냉정한 편이에요. 다른 사람이 좋았다고 평가해도, 저는 스스로 의심하고, 외면하려고 하고.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성격이 캐릭터에 이입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해요. 스스로 만족하면 안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최대한 저를 다그치는 것 같아요. 나와 닮은 태섭과 그렇지 않은 태섭을 만나면서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발견하는 포인트가 됐어요. 공연이 끝나가는데, 벌써 아쉬움이 몰려와요(웃음).”


ⓒ예술의전당

연극 ‘랑데부’는 로켓 개발 과학자 태섭과 춤을 통해 자유를 찾는 짜장면집 딸 지희의 특별한 만남을 다룬다. 삶의 무게에 짓눌린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패션쇼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길이 17m, 폭 2.5m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이 배치되며, 배우들은 관객들에 둘러싸여 연기한다.


“처음엔 무섭더라고요. 무대 위에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내가 생각하고 상상한 대로 관객들이 잘 따라와 주실지, 불안감과 공포가 왔어요. 관객들의 호흡, 웃음소리, 기침 소리까지도 너무 잘 들리고, 배우가 숨을 곳이 전혀 없어요. 쌓아온 감정과 대사 전달을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하고 명확히 할 수 있을지 디테일하게 파고들면서 그 공포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이제 360도 오픈이 돼도 자신있습니다(웃음).”


2010년부터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대중을 만났지만, 연극 도전은 지난해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이어 ‘랑데부’가 두 번째다. 그간 큰 무대에 수없이 올랐는데도 연극 무대는 여전히 그를 긴장시키는 곳이었다.


“어릴 때부터 연극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어요. 첫 작품을 이순재 선생님과 함께하면서 리허설, 연습, 본 공연까지 모든 순간이 배움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연극이라는 장르에 더 사랑에 빠진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때의 좋은 감정이 너무 크게 남았고, 이번 ‘랑데부’를 만나서도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그는 관객과의 소통을 이어간다. 매일 밤 팬들이 보내준 편지를 읽으며 얻는 감동과,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매일 공연할 때마다 관객분들이 편지를 주세요. 그 편지를 다 읽고 잡니다. 제일 솔직한 후기가 많아서요. 제가 보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기도 하고, 마냥 재밌다기보다 메시지가 있고 슬픔이 있다 보니까 본인 이야기를 털어놓으시는 분들도 계셔서 놀랐어요. ‘랑데부 보고 용기를 얻어서 가족들과 연락해보려고 한다’는 내용을 봤을 때,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전달됐다는 게 좋더라고요.”


‘랑데부’를 통해 연극의 매력에 더욱 깊이 빠진 그는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는 열망을 내비쳤다.


“당연히 계속 좋은 작품 있으면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랑데부’를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가 ‘새로워서’였어요. 제 팬분들이 관객으로 오신 분들이 많은데, 연극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오셨을 때 연극이라는 게 이런 매력, 재미가 있고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장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죠.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주저가 없었습니다.”


“다음 작품을 선택하게 된다면, 고전극도 많고 현대극도 많지만, 관객들에게 궁금증과 물음표를 던질 수 있는 작품을 만나면 더 많이 파고들고 집중하고 연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길을 찾고 싶어요.“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