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기관총 낙하사고, 조종사가 히터 조절하려다 버튼 실수…실탄 5발 유실"(종합)
입력 2025.04.21 11:41
수정 2025.04.21 12:16
실탄 수발과 연료탱크 여전히 수색 중
軍 "유실탄 총 500발 중 495발 수거"
사고로 내일부터 '100일의 약속' 시행
공군 "심려 끼쳐 송구…재발 대책 강구"

지난 18일 훈련 중이던 KA-1 공중통제공격기의 기관총과 연료탱크가 낙하되는 사고 원인은 조종사가 히터 풍량을 조절하려다 버튼을 잘못 눌러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이번 사고로 실탄 5발이 유실돼 나머지 유실탄약과 외부장착물들을 찾기 위한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공군은 21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지와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조종사 진술 등을 조사한 결과, 사고 원인이 후방석 조종사의 부주의로 확인됐다고 이같이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당시 야간 모의사격 훈련 중이던 조종사는 바이저(전투기 헬멧의 고글) 위에 야간투시경을 쓰고 있었다.
후방석 조종사가 히터 바람이 바이저 사이로 들어와 시야에 불편을 느껴 풍량을 조절하려다가 송풍구 바로 위에 위치한 비상투하 버튼(Emergency Jettison Button)을 잘못 눌렀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후방석 조종사는 870여 시간의 비행시간을 갖고 있으며 KA-1의 조종도 700여 시간 비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군이 전했다.
장동하 공군 서울공보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상투하 버튼은 약 3.5㎝ 높이의 원통형 프레임, 가드가 버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돼 있다"며 "원통형 프레임 입구로부터 비상투하 버튼은 약 1.5㎝ 안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라고 밝혔다.
이어 "모양과 크기가 유사한 형태고 위치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보니까 조종사가 임무에 집중하면서 히터 송풍구와 비상투하 버튼을 오인해서 부주의하게 비상투하 버튼을 작동한 것으로 지금까지 파악됐다"고 말했다.
비상투하는 항공기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착륙을 위해 연료탱크 등 외부장착물들을 떨어뜨리는 절차다.
이에 따라 강원도 평창 상공에서 기관총 1정과 12.7㎜ 실탄 250발이 각각 담긴 기총포드(GunPod) 2개, 외장 연료탱크 2개가 낙하했다.

공군은 기총포드와 실탄 대부분을 수거했고, 실탄 수발과 연료탱크를 찾고 있다.
장 팀장은 "유실된 탄과 연료탱크는 아직 탐색·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며 "탄은 총 500발 중에 495발을 수거해서 현재 5발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고로 중단됐던 비행훈련은 22일 오후부터 재개된다.
KA-1은 기본훈련기 KT-1을 경공격기로 개조한 항공기로 조종사 2명이 탑승한다. 장 팀장은 "해당 조종사 문책 수준에 대해서는 안전 분야 처분심의위원회에 사고 조사 이후에 회부해 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 팀장은 "사고 대책과 관련해서는 오·조작 예방 대책을 검토해서 적용할 예정"이라며 "공군에서 지난 오폭 사고에 이어서 연이은 사고에 대해서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오폭 사고 이후 인력·조직·비행 절차 등 비행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고 또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비행운영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고를 계기로 '비행 안전과 신뢰 회복을 위한 100일의 약속'이라는 프로젝트도 내일부터 시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오늘 9시부터 9시 30분까지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비행부대 지휘관 회의를 화상으로 실시해 사고 관련 안전, 부대 관리 부분들에 대해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공군은 "이번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