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 유치 과열 경쟁에…손보사 재보험료 7조 넘어
입력 2025.04.22 07:09
수정 2025.04.22 07:09
작년 일반·장기 출재 비용 7조604억
"위험 강화 관리 차원…복합적 작용 탓"

손해보험사들이 재보험을 드는 데 쓴 비용이 지난해 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계약 유치 경쟁에 따른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가입한 재보험이 오히려 손보사 뿐만 아니라 소비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손해보험사 17곳의 일반·장기손해보험 출재보험 서비스 비용은 7조6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2117억원) 증가했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보험 계약의 책임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넘기는 것으로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라 불린다. 다른 보험사 재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출재', 다른 보험사로부터 계약을 받는 '수재'로 나뉜다.
4대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 출재보험료가 1조1673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3.7% 늘었다. 뒤를 이어 현대해상은 2.6% 증가한 1조181억원으로 집계됐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은 각각 9025억원, 839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7%, 6.1% 확대됐다.

NH농협손해보험은 1조2605억원을 기록하며 손보사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대비 13.7%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AXA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21.9% 줄어들며 1398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도 18.1% 감소한 5770억원으로 집계됐다. MG손해보험도 14.5% 줄어든 254억원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손보사 중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캐롯손해보험은 8.4% 감소해 1318억원을 기록한반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은 각각 242.9%, 223.3% 폭증한 5억원, 176억원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재보험료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신계약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다. 더군다나 2023년에 보험업권에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인해 보장성 보험의 중요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상품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계약이 늘어남에 따라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인만큼 재보험료를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재보험 비용이 늘어날 경우 고객의 보험료 상승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 재보험 서비스 비용 증가는 수입보험료 증가에 수반되는 출재 규모의 증가를 비롯해 재보험료 자체의 인상, 위험 관리 강화를 위한 재보험 출재 증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재보험 서비스 비용의 증가는 소비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위험의 출재로 사고 발생시 손해액이 감소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