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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하락에 갈 곳 잃은 대기성 자금…머니무브 '우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04.18 07:09
수정 2025.04.18 07:09

이 달 5대 은행 요구불예금 24조원 증발

이자율 낮은 은행 대신 다른 투자처 찾아

기준금리 더 내려갈 예정…더 빠질 수도

5대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이번 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하락 등으로 갈 곳 잃은 '대기성 자금'이 24조원 넘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은행 예금금리와 대외 리스크 증가로 주식시장 저점 매수나 안전자산인 금 매수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올해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이러한 '머니무브'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625조9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만 해도 650조1241억원이었는데 보름만에 3.71%(24조1348억원) 줄어든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은행에서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예금으로 저축성상품에 비해 이자가 낮은 대기자금이다. 핵심 예금이라고도 불리는데, 고객에게 줘야 할 이자가 적어 은행 입장에선 예대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625조1471억원에서 지난달 25조 가까이 급증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당시만 해도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율이 더 높은 투자처를 찾기 위한 대기성 자금이 대거 몰렸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대기성 자금이 국내외 증시 하락에 따라 투자가 증가하면서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안전자산인 금을 사거나, 국내외 증시 하락에 따라 저가 매수 수요가 생기며 대기성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혼란이 커지자 국내외 증시가 급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를 일시적 하락으로 판단하고 주식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보털 세이브로 집계를 보면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26억764만 달러 전달 같은 기간보다 1475만 달러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흐름은 올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을 시사한 만큼, 당분간 대기성 자금이 은행 정기예금과 투자 시장을 오갈 것이라는 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가2%대에 머무르다 보니 조금 더 이율이 높은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늘어났다"며 "특히 글로벌 증시가 대폭 하락하면서 주식 투자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추가 인하도 시사한 만큼 은행 예금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라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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