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돌릴만 하네"…카드사, 카드론으로 벌어들인 돈 5조 돌파
입력 2025.04.18 07:27
수정 2025.04.18 07:27
작년 수익 5조9억…전년 대비 10.3% 늘어
하나카드 유일 감소…"선제적 리스크 관리"
"수익성 도움되지만…연체로 건전성 부담도"

국내 카드사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신판)에서 돈을 벌지 못하자 대출로 눈을 돌려 이익을 창출했단 평가다. 다만 수익과 별개로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의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이 지난해 벌어들인 카드론 수익은 5조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4682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1조639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5.5% 늘며 카드사 중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카드는 7.4% 증가한 8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880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6% 늘었다. 롯데카드는 19.3% 증가한 6776억원을, 현대카드는 19.0% 확대된 6689억원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같은 기간 22.6% 늘어나며 4707억원을 기록했다. BC카드는 170.0% 폭증한 54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나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대비 6.3% 줄어든 3536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건전성 관리가 더욱 중요한 시기"라며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카드론 취급 규모를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최근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연일 역대 최다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 등 국내 카드사 9곳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98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1월 말(42조7310억원)보다 2578억원 늘어난 수치다.
카드론은 흔히 '급전창구'로 불린다. 경기침체 등으로 시중은행을 비롯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여의치 않은 서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은행의 대출에 비해 고금리가 적용돼 연체의 위험성도 큰 대출이다.
여신금융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달 카드론 대출 평균 금리는 13.98%~15.29%를 보이고 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의 경우에는 15.99~19.32%로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 카드론 규모가 증가하는 것은 수익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반대로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판에서 돈을 벌지 못하자 최근 카드론 등 대출 사업에서 적극성을 보여왔다"며 "적극성을 보인 결과 수익성이 극대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늘어난 수익만큼 연체로 인한 건전성 우려도 차츰 깊어지고 있다"며 "카드사의 건전성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금융당국 차원에서 카드사들이 종합지급결제업 허용 등 신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활로를 모색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