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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회장' 한화 김승연...총수 승계 채비 마친 김동관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03.14 13:30
수정 2025.03.14 14:44

한화에어로 통한 김동관 지배력 ↑

한화에너지 IPO 후 역할론도 주목

최근 한달 새 승계 설왕설래 쏟아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오른쪽)과 김동관 부회장. ⓒ한화

한화 김동관 부회장의 총수 대관식이 어느 때보다 관심거리다.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한 그룹 내 지배력을 공고히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이자 총수인 김승연 회장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어 '세대교체'에 대한 재계의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한화에너지 싱가포르 자회사 등 3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오션 지분 7.3%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사들였다. 이번 지분 인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의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작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존 지상 방산 포트폴리오에서 조선해양 사업을 추가하기 위한 일환이다. 장기적인 사업적 측면에서 두 산업의 시너지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서 경쟁력을 다진 동시에 그룹의 핵심 사업군을 지휘하는 김 부회장의 지위가 한층 강화된 셈이다.


재계선 총수 승계 '설왕설래'


재계는 이같은 과정을 장남의 총수 승계 초읽기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총괄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의 지분 매입을 결정한 다음날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아워홈 인수 등을 통해 지분, 사업 구조를 정리하면서 세대교체가 임박했다는 분석에 힘을 실리기도 했다.


김승연·김동관 부자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김 회장 자택에서 종종 경영에 대한 논의를 심도있게 나누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화오션의 지분 정리가 이뤄진 당시에도 그 두사람의 만남이 있었다. 평범한 만남일 수 있겠지만, 최근 장남이 그룹 내 지배력을 공고히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시에 그룹의 노선 정리가 한 주에 모두 이뤄진 상황에서 부자간의 만남이 성사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가벼운 만남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룹의 승계를 앞둔 총수와 부회장의 만남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한화에너지 IPO 이후 역할론 주목

재계에선 김 부회장의 대관식을 위한 여러 방법론이 제기되는데,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의 지분 확보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한화 최대주주는 김 회장(22.65%)이며, 한화에너지(22.16%)는 2대주주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각각 50%, 25%, 25% 씩 지분을 보유한 상태로 ㈜한화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에너지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한번 더 재계의 관심이 쏠렸다. 사실상 김 부회장 소유의 한화에너지가 확보할 자금이 그룹의 지배력 강화와 승계 구도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재계는 평가했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IPO 작업의 첫걸음을 뗐다.


회장 취임 44주년 맞은 김승연...최장수 총수 이어갈까
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

최근 한 달 새 대관식을 연상케 하는 작업이 연이어 이뤄지면서 재계는 김 회장의 판단에 주목한다. 삼형제의 경영 노선 정리가 명확해진 만큼 아버지의 결단만 남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화 내부에선 최근 김 회장이 총수 승계를 깊게 고민했다는 전언도 전해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실제로 최근 총수 승계를 깊이 고민했다는 전언이 있었다"며"지금 장남이 경영 시험대에 오를 상황은 이미 지났다고 본다. 사업적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이제는 김 회장 결단만 남은 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한 결론으로 김 회장은 아직 승계가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전언도 함께 전해졌다. 일각에선 김 회장의 의지를 확인할 바로미터로 '현장 경영'을 꼽는다.


김 회장은 지난해 총 8차례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하는 한편, 한화이글스의 프로야구 경기에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보였다. 오는 28일 한화이글스의 새로운 홈 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막전이 열리는 만큼 경기장 등판이 김 회장의 올해 첫 현장 경영 행보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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