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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프닝 맞나…네이버, AI스타트업 기존 광고 18건까지 싹 내렸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3.13 05:00
수정 2025.03.13 06:05

네이버, 뤼튼 신규 광고 반려 공론화되자

2시간만에 승인하며 "해프닝" 해명했지만

기존 광고 18건도 모두 삭제했던 것으로

김장겸 "네이버의 상생 의지 의심케 한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전경 ⓒ네이버

네이버가 자체 포털에 게재해온 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신규 광고 뿐만 아니라 정상 진행 중이던 기존 광고 18건까지 '경쟁사'라는 이유로 모두 삭제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네이버는 신규 광고 2건 반려가 공론화되자 두 시간 만에 광고를 전면 복구하며 '실무상의 단순 실수'로 치부했으나, AI 스타트업 광고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3일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내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뤼튼 신규 앱 광고 2건을 '경쟁 서비스'라는 이유로 심사 과정에서 반려했다. 뤼튼은 지난 4일 네이버에 앱 광고 재검수를 요청했으나 네이버는 역시 같은 이유로 최종 반려 조치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6일 오전 국민의힘이 주최한 AI 업계 간담회에서 뤼튼이 네이버의 갑작스러운 광고 중단 사태를 검토해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하면서 공론화 됐다. 시장 독과점 포털인 네이버의 AI 스타트업을 겨냥한 횡포라는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자 네이버는 AI 업계 간담회에서 문제가 제기된지 불과 두 시간 만에 뤼튼 광고를 재허용하겠다며 입장을 바꾸고 게재 거부했던 광고들을 모두 승인 처리하며 수습에 나섰다. 네이버는 "실무적 검수 과정에서 가이드라인을 기계적으로 따르다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심사 중이었던 신규 광고 2건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정상 게재 중이었던 기존 광고 18건까지 모두 삭제 조치했던 것이 확인된 이상, 네이버의 해명처럼 단순 실수나 해프닝이 아니라 AI 스타트업의 광고를 고의적으로 막으려고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동시에 이번 사태는 네이버가 광고 거부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독점 횡포의 새로운 유형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e커머스·AI·인터넷검색·SNS·개인방송(치지직) 등 IT 관련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독점 또는 과점 사업자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를 대상으로 유사 사례 실태 조사와 함께, 광고 정책의 공정거래 위배 여부 검토와 시정 요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장겸 의원은 "국가적으로 AI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네이버의 상생 의지를 의심케 하는 사건"이라며 "네이버는 해프닝이라고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유사 사례가 있을 수 있으므로 네이버는 '경쟁 서비스 제한'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수립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소통 채널 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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