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김추기경 선종 소식에 ´달려오려 했었다´
입력 2009.02.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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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 만류로 무산...홈피에 글 "나라 어려울 때 추기경님 가심이 한스러워"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17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終)과 관련, “당장 달려가서 조문을 드리는 것이 제 도리 오나, 부득이 이곳 북경에서 조의를 드리옵니다”라고 직접 찾아 조문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재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팬클럽인 ‘재오사랑’ 홈페이지에 김 추기경의 선종에 대한 추모의 글을 게재, “금년 겨울 들어 북경에 처음 눈이 내렸습니다. 아무래도 하늘도 추기경님의 소천을 알고 있는 듯 하옵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큰 힘이 되어주신 추기경님의 소천을 하늘인들 무심하겠습니까”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나라 안팎이 한창 어려울 때 추기경님께서 가심이 너무나 한스럽습니다”면서 “남은 이들이 추기경님의 큰 뜻 받들겠습니다. 승천하십시오”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 내달 초 귀국을 앞둔 이 전 최고위원은 김 추기경의 선종소식에 ‘급거 귀국’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의 이 같은 뜻을 접한 측근들이 “국내 정치와 연계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강하게 만류해 귀국의 뜻을 접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30년 전인 1979년 경북 영양군청에서 공급받은 불량 감자씨앗 때문에 농사를 망친 농민 오원춘씨가 대책위를 구성해 피해보상을 요구하다 납치된 사건인 ‘가톨릭농민회사건’ 당시 김 추기경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원춘 씨의 납치사실을 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해 전국에 폭로한 안동교구의 신부들과 농민회 간부를 경찰이 구속하면서 이 사건의 파문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게다가 안동교구장 주교의 추방령 등으로 이어져 국제적 파문까지 일으켰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은 가톨릭교회와 유신정권간 정면충돌의 계기가 됐고, 유신정권 종말의 분수령이 된 사건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김 추기경은 당시 국제 앰네스티 한국위원회 사무국장이었던 이 전 최고위원에게 경북 영양군 가톨릭농민회 기도회에서 인권문제를 강연해달라고 요청했고, 경북 영양이 고향인 이 전 최고위원이 김 추기경의 요청을 받아들여 특강을 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특강 직후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됐고, 김 추기경은 이 전 최고위원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주고 영치금도 넣어주는 등 후원자 역할을 맡아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안 = 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