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 계약 만료’ KBO 감독들의 생존 싸움
입력 2025.01.23 15:55
수정 2025.01.23 15:55
삼성 박진만, LG 염경엽 감독 확실한 성적 내야
두산 이승엽과 SSG 이숭용 감독은 좌불안석
2025시즌 준비를 위해 프로야구 10개 구단들이 속속 스프링캠프지로 향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머릿속이 가장 복잡한 이들은 역시나 6개월 간의 대장정을 준비해야 하는 감독들일 것이다. 특히 계약 만료를 앞둔 사령탑들은 성적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개 팀 사령탑 중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이들은 절반인 5명에 달한다.
먼저 2년 전 우승을 차지했던 LG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냈던 삼성 박진만 감독, 그리고 아쉽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한 두산 이승엽 감독, 성적 반등이 절실한 SSG 이숭용, 키움 홍원기 감독들이 바로 그들이다.
염경엽 감독의 경우 부임 첫 해 LG의 오랜 숙원이던 우승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일부 선수들의 이탈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팀을 다시 한 번 가을 야구로 이끌며 LG를 강팀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올 시즌도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면 LG에서 장기 집권의 길을 열 수도 있다.
박진만 감독은 2년 전 하위권이던 삼성을 2위까지 끌어올리며 초보 감독의 티를 확 벗었다. 특히 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 및 발탁하면서 삼성의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10개 구단 감독들 중 가장 적은 2억 5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데, 올 시즌도 뚜렷한 성과를 낸다면 자신의 몸값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과 SSG 이숭용 감독은 자신의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무리한 선수 기용이 도마 위에 올랐고 특히 와일드결정전에서 처음으로 패한 4위팀이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올 시즌에는 허경민과 김재호 등 팀을 이끌던 베테랑 내야수들이 은퇴 및 이적이라는 악재까지 마주해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
SSG 이숭용 감독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당시의 전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팀은 가을야구조차 치르지 못하며 추락했다. 이숭용 감독은 SSG와 2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올 시즌이 마지막이며, 초반부터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경질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다른 이들과 사정이 다르다. 현재 키움은 주축 선수인 이정후, 김혜성이 모두 빠져나간 상태이며 구단 역시 지갑을 열지 못한다는 특수성을 안고 있어 높은 성적을 요구할 수 없다. 이미 한 차례 재계약에 성공했던 홍 감독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은 물론 젊은 선수들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재계약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KIA 이범호 감독은 부임 첫 해 우승이라는 혁혁한 공로를 세웠고, 시즌 후 곧바로 재계약을 맺어 3년간 26억원을 보장 받는 귀하신 몸이 됐다. 계약 총액은 10개 구단 사령탑들 중 최고다.
유일한 새 얼굴은 NC 이호준 감독이다. 이미 코치 시절부터 확실한 능력을 선보였던 이 감독은 친정팀으로 돌아오며 3년이라는 제법 긴 기간을 보장받았다. NC 구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인 만큼 어떤 용병술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