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소장 ‘남지기로회도’ 숭례문 특별전 전시
입력 2009.02.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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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운 막기 위한 연못ㆍ숭례문 모습 나와
1629년 6월 5일 숭례문 남쪽 연못 인근에 있던 홍첨추의 집에서 70세 이상의 문사들이 모임을 하는 장면을 그린 ‘남지기로회도’(南池耆老會圖)의 전체 모습
이번 전시회에는 모두 80여 점의 유물을 선보이며, ‘숭례문-기억, 아쉬움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로 ‘과거-기억-악몽-되삶-남지(南池)’ 5개의 테마로 이뤄져 있다.
5가지 테마 중 주목되는 것은 ‘남지’다. 남지란 관악산의 화기(火氣)를 막기 위한 장치로, 숭례문 남쪽에 있던 옛 연못을 말한다.
이와 관련, 전시유물 중 동아대박물관 소장인 ‘남지기로회도’(南池耆老會圖ㆍ부산시 유형문화재 제75호)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이 그림에는 남지뿐만 아니라 숭례문의 모습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견본채색으로 가로 1m15.5cm, 세로 71.2cm 크기인 이 그림은 인조 7년(1629) 6월 5일 숭례문 밖 남지 근처에 있는 홍첨추(洪僉樞)의 집에 모여 연꽃을 감상하는 70세 이상 된 기로(耆老)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이다.
화면의 구성은 전서체로 꾸며진 제목, 기로회 장면을 묘사한 그림부분, 그리고 장유(張維: 1587~1638)의 제문(題文), 참석자의 좌목(座目), 화면 좌우에 쓰여진 예조참판 이경직(李景稷: 1577~1640)의 서문으로 이뤄져 있다.
화면 가장 윗부분에는 조선중기에 유행한 여러 종류의 전서체로 이루어진 ‘남지기로회도(南池耆老會圖)’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표제 아래로 계회 장면이 재현된 그림이 나타나고 있다.
그림 가운데 윗부분에는 전각이 있고, 그 안에서 술잔을 나누며 모임을 즐기는 12명의 늙은 문사들과 시중을 드는 시종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각 아래로는 연꽃이 만발한 대형 연지가 평행사변형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고, 그 아래로 높다란 누각의 숭례문과 그 주변의 성곽이 그려져 있다.
그림 바로 아래 부분에는 장유가 지은 제문이 행초서로 쓰여 있다. 글에는 “금년 6월5일…제공이 모두 말고삐를 나란히 하고 숭례문 밖 홍첨추의 집에서 모인 뒤 함께 연못의 연꽃을 감상했다. 이때 좌석배치는 어디까지나 나이 차례로 하였을 뿐 관직의 고하는 따지지 않았다.…”는 내용이 있다.
남지기로회도 그림부분
좌목에는 계회에 참석한 12인의 이름과 관직명 등이 단정한 해서체로 쓰여 있다. 이 좌목 아래에는 다시 세로 두 줄로 참석자의 자호(字號), 나이, 생년월일을 적혀 있고, 그 아랫단에는 이 날 아버지를 모시고 왔던 참석자 아들의 현재 관직명과 이름이 명기돼 있다.
이름이 기록된 기로신은 모두 12명인데, 모두 품계가 정3품 이상이며, 현직 관료가 7명, 퇴직관료가 5명이다. 화면의 양 옆 가장자리 좌우로 참석자의 아들이자 당시 예조참판이었던 이경직이 지은 서문이 해서체로 쓰여 있다.
동아대 박광춘 박물관장은 “이번 문화재청의 특별전에 선보이고 있는 동아대 소장의 ‘남지기로회도’는 숭례문과 지금은 사라진 숭례문 남쪽 연못의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 중요한 자료”라며 그림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데일리안부산 = 전용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