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혼자 외롭고 고된 싸움 중"…헌정사 최초 현직 대통령 헌재 출석 현장 [데일리안이 간다 121]
입력 2025.01.22 05:03
수정 2025.01.22 05:03
윤석열 대통령, 21일 오후 1시쯤 헌재 도착…비상계엄 선포 정당성 등 직접 입장 밝혀
대통령 도착 전부터 헌재 일대에 경찰 배치…제2의 서부지법 난동 사태 막기 위해 만반의 태세
지지자들 "민주당의 국정농단으로 발발된 대통령 탄핵, 인용된다면 이 나라 희망 없어"
"명분 실종 탄핵 무효" "윤석열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우리라도 올바른 목소리 내서 힘 보태야"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 변론에 출석하면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일대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탄핵 심판은 공개 변론으로 진행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이에 많은 지지자가 헌재 인근에 모여 윤 대통령을 응원했다. 이들은 "명분 실종 탄핵 무효", "윤석열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등을 외치며 집회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지난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한다"며 "앞으로 가능하면 다음 달 13일까지 예정된 6번의 헌재 변론에 모두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14분쯤 법무부 호송용 차를 타고 헌재에 도착했다. 현직 대통령이 헌재 심판대에 직접 오르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3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은 그동안 대국민담화 등을 통해 말해온 비상계엄 선포 이유와 정당성 등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데일리안은 헌재가 위치한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를 찾았다. 윤 대통령이 오후 2시에 열리는 탄핵 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하기로 하면서 이 일대는 대통령을 응원하는 지지자들과 제2의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을 대비하기 위한 배치된 경찰들로 가득 찼다.
경찰은 헌재 정문에 이중으로 경찰 저지선을 설치했고 정문 안쪽에는 경찰버스 3대로 차벽을 만들었다. 헌재가 있는 안국역 일대 사거리에는 경찰버스 100여 대로 차벽을 만들고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했다. 또 기동대 등이 헌법재판소 정문과 뒤편 담장 등 곳곳에 배치됐으며 경찰관들은 곳곳에서 A4 용지를 들고 충돌 상황 등에 대비한 작전을 논의하기도 했다.
오전 헌재 앞을 찾은 윤 대통령 지지자 장모(65)씨는 "대통령께서 직접 나온다고 하길래 새벽에 충남 천안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며 "더불어민주당의 국정농단으로 발발된 윤 대통령 탄핵이 만약에라도 인용된다면 이 나라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언론이 올바른 진실만을 보도해 무너져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지자 박모(66)씨는 "민주당의 말도 안 되는 공세와 논리에 고생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직접 보고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30분쯤에는 한 차량에서 내린 남성이 "이게 나라냐. 나라가 무너지면 내가 있겠냐"면서 윤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토로했다. 흥분한 이 남성은 경찰들의 만류에도 3분여 간 탄핵 반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이 헌재에 도착한 시각, 헌재에서 300여m 떨어진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는 탄핵 반대 단체가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연단에 오른 한 집회 참가자는 "우리가 탄핵의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며 "명분 실종 탄핵 무효. 윤석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 구호를 외치던 이모(30)씨는 "대통령을 구속한 서부지법 판사부터 이곳에 나와 우리를 통제하는 경찰까지 모두 한 통 속이다. 그러니 대통령은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고된 싸움을 하고 있겠냐"며 "우리라도 올바른 목소리를 내 대통령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님)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변론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집회 참가자 박모(71)씨는 "앞으로 남은 변론에도 대통령께서 꾸준히 (헌재에) 나와 비상계엄 선포 정당성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란의 부당함을 잘 설명한다면 탄핵은 당연히 기각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진짜 내란을 저지른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