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공사중단’ 때리는 현대건설, 한남4 참패…한남3 공사비 인상도 시끌
입력 2025.01.22 06:47
수정 2025.01.22 06:47
공사비 3.3㎡ 당 547만→750만원…조합, 최소 추가분담금 1.7억원 예상
사업성 깜깜, 한남3 조합원 “공사비 협상력 현대건설에 내줄까 불안”
둔촌주공·대조1구역, 공사비 증액 문제로 멈춰…결국 한남4, 삼성물산에 고배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지만, 공사비 증액 규모가 사업성을 끌어내리는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과 비교했을 때 3구역은 현저히 낮은 공사비로 증액이 불가피해 향후 조합원이 납부해야 하는 분담금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21일 한남3구역 조합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행된 촉진계획변경 설명회에서 추가 분담금 예측치에 대한 설명이 오갔다.
조합에서 한남3구역 공사비가 3.3㎡ 당 547만원에서 750만원대로 증액됐다고 가정했을 때, 전용 84㎡ 기준 추가 분담금이 적어도 1억7000만원은 넘어설 것이란 추산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3㎡당 547만원이라는 공사비는 4년 전 현대건설이 제안한 것으로, 계약서에는 2020년 6월부터 2023년 3월까지 45개월 동안은 공사비에 물가변동에 따른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공사비는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들과도 비교했을 때 굉장히 낮다. 대우건설이 수주한 한남2구역은 3.3㎡ 당 공사비가 770만원이고, 5구역 조합은 916만원의 공사비를 책정했다.
한남4구역은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이 3.3㎡ 당 983만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합 안팎에서는 공사비가 500만원대에서 800만~900만원대로 오를 것이란 예상과 함께 당초 100% 수준으로 예상됐던 비례율도 60~7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창원 한남3구역 조합장은 “설명회에서 언급됐던 분담금 규모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 추후 용산구 추정분담금 검증위원회에서 검증을 해야 하는데 아직 이 단계까지 가지 않은 상황”이라며 “학교 용지 관련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한 번 더 거쳐야 하고 이후 분담금 검증위원회가 다시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비도 중대설계변경 관련 건축심의가 진행 돼야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조합원들은 사업성을 가늠하기 위해 공사비 인상에 대한 내용이 신속하게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조합원 A씨는 “사업이 오래걸리고 지지부진하다보니 불만이 있는 조합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공사비 증액 과정에서 조합이 협상력을 확보하지 못해 논의가 매끄럽지 않을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남3구역의 이주율은 98% 수준으로 곧 본격적인 철거 작업을 진행한다. 실착공도 이주 완료 후 6개월 이내로 예정돼 있는데, 이 상황에선 현대건설이 협상력에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합원 B씨는 “앞으로 분담금과 공사비는 오르면 올랐지 내리진 않을 것이다. 공사비가 조합에서 예시를 들은 750만원보다도 더 오를텐데, 어서 빨리 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기다리는 입장에선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다른 사업장에서 현대건설이 공사를 중단시킨 적도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과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공사비 증액 갈등이 빚어지자 공사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둔촌주공의 경우 약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고, 대조1구역에선 5개월 동안 공사가 멈췄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한남4구역에서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에 승기를 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건설이 삼성물산보다 3.3㎡당 881만원으로 더 저렴한 공사비를 제안하고, 책임준공확약서도 제출했지만, ‘당사(현대건설)의 책임 없는 사유를 제외하고’라는 단서를 달아 공사 중단 불씨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한남3구역 조합과 견적을 내 검토하자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나 결정된 바는 없다”며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