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애플페이 도입 ‘잰걸음’…커지는 수수료 우려에 ‘전전긍긍’
입력 2025.01.21 06:00
수정 2025.01.21 08:30
신한카드 이르면 내달 도입…국민카드도 검토
2015년 이후 줄곧 무료 정책 고수한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전환 가능성…비용 부담 가중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페이의 수수료 유료화 가능성에 카드사들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애플페이에 이어 삼성페이까지 카드사로부터 결제 수수료를 받게 되면 카드사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이르면 다음 달 애플페이를 도입한다. 신한카드 외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만 지원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현대카드가 부담하는 애플페이 수수료는 건당 0.15%다.
애플페이는 해외 결제규격(EMV)을 사용하고 있어 애플페이 결제 시 국내 카드사가 토큰 발행 비용을 추가로 비자(VISA)·마스터(Master)카드 등에 부담하고 있다. 애플페이 토큰은 신용카드를 애플 기기에 등록할 때 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를 뜻한다.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 확대에 삼성페이의 수수료 유료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페이를 운영하는 삼성전자는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현재 수수료 부과 정책을 펼치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카드사들과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연장해왔다.
그러다 지난 2023년 5월 삼성전자는 카드사들간의 계약 자동 연장을 같은 해 8월 10일 기점으로 종료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애플페이 도입이 자리잡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매년 자동 연장해왔지만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애플페이가 국내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단 이유에서다. 다행히도 당시 삼성전자가 수수료 무료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카드사들은 한시름 놨었다.
문제는 이번에 신한카드와 국민카드까지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할 이유가 사라진다. 시장에 알려진 삼성페이와 카드사들의 수수료 무료 정책 계약 종료 시점은 오는 8월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카드사에게만 삼성페이 수수료를 부과해야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현실성이 낮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는 그간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서 확산될 경우 수수료 무료 정책을 폐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카드사에게만 삼성페이 수수료를 물리면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폐기하게 되면 카드사들에게 일률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게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카드업계는 착잡한 표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카드사 본업에서의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플페이로 인해 삼성페이 수수료까지 유료화된다면 카드사의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