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최윤범, 서린상사에선 집중투표제 배제 '내로남불'"
입력 2025.01.12 14:01
수정 2025.01.12 14:01
서린상사 임시총회에선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추가…영풍 측 이사 진입 막아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반대 권고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추진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작 고려아연 자회사인 서린상사의 임시주총에선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를 두고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12일 MBK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9일 현 고려아연 CFO인 이승호 부사장이 대표이사 자격으로 소집한 서린상사 임시주총에서 서린상사는 상호 변경과 함께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개정의 건을 제1호 의안으로 부의했다.
당시 영풍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린상사 지분 66.67%를 보유하고 있는 최 회장 포함 최씨 일가 및 고려아연이 이를 통과시켰다.
서린상사는 비상장회사이므로 상장회사 특례규정(집중투표에 관한 정관변경 시 3% 제한)이 적용되지 않았다.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서린상사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한 것은 소수주주인 영풍 측 이사를 한 명이라도 이사회에 진입시키지 않기 위한 최 회장 측의 횡포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서린상사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한 것과 달리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소수주주 보호 취지를 몰각하고 오로지 자신의 자리보전만을 위해 이럴 땐 배제하고, 저럴 때는 도입하고자 하는 등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행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ISS에서 이미 이러한 최 회장 측 이율배반적 행태와 가려진 의도를 파악하고 이번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하는 권고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는 지난 9일 고려아연 이사회에 대한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며 최윤범 회장 자리보전을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혜택이 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경우에는 MBK·영풍 측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개혁들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ISS는 또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에 대해서 전원 반대할 것을 권고하면서, MBK·영풍 측 이사 후보들이 이사회에 참여해야 이사회 기능 및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