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 메신저' 논란 野이상식, 기자회견 급보류…이유는
입력 2025.01.09 12:03
수정 2025.01.09 14:18
李측 "여당 과도한 음해에 논란만 키우는 격
대응 필요 없어…볼썽사나운 모습 피하겠다"
양부남 "與이철규 '국수본 협박' 물타기 용도"
친명 좌장 정성호 "오해받을 표현 쓰면 안돼"

"당과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간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글을 올려 여당으로부터 '내통' 논란에 휩싸인 경찰 출신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고했던 관련 기자회견을 돌연 보류했다. 국민의힘의 과도한 공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경찰 출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경찰 협박' 논란에 물타기를 시도하기 위한 확대 해석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 측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지금 불필요한 논란에 대해 과도하게 음해를 하고 있는 점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당사자(이상식 의원)가 나와서 기자회견 열고 반론하고, 국민의힘에서 회견으로 꼬투리 잡고 하는 볼썽 사나운 모습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에서 계속 문제를 삼으면 나서긴 나서야 할 것"이라며 "오늘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불필요하게 논란을 키우고 음해를 하면 (이상식 의원이)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서라도 대응을 해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상식 의원은 '메신저' 운운하면서 민주당이 국수본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음을 자인했다"며 "만약 경찰이 민주당 지휘를 받아 대통령 체포 작전에 나선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국헌문란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상식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우리 당과 국수본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느라 전화기에 불이 나고 회의가 이어졌다"며 "국수본과 경찰 후배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조언해서 내란 수괴 윤석열을 반드시 체포할 것"이라고 적어 '내통'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이 의원은 9일 오전 10시 '국수본 메신저'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었지만, 재공지를 통해 잠정보류를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힘이 같은 당 이철규 의원의 '경찰 협박성' 발언에 대한 물타기용으로 이상식 의원의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철규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6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항의 차원으로 국수본을 방문해 우종수 국수본부장과 면담했다. 이철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나중에 훗날을 생각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철규 의원의) '훗날을 조심하라'든지 이런 건 협박성 발언"이라며 "오히려 이게 심각한 발언인데 이상식 의원의 발언을 여기다가 붙이는 것은 이철규 의원의 발언에 대한 물타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양부남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영장 집행이 실패를 한 다음, 민주당 국회 행정안전위원들이 국수본을 가서 '국민은 지금 밖에서 떨고 있는데 빨리 영장을 집행하도록 독려하자' '또 항의도 하자'고 결의를 했다"며 "그래서 우리들이 국수본을 갔는데 우종수 국수본부장이 없었고, 이상식 의원이 경찰 선배니까 '연락을 좀 해보라' 해서 이상식 의원이 전화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일과 6일 아침에 우리가 (국수본에 다시) 갔는데 국수본부장이 있었고, 그때 우리가 쭉 대화를 나누는데 이상식 의원이 했던 역할은 '좀 나오라. 우리가 간다' 딱 거기까지였다"며 "단순히 이렇게 했던 건데 지금 국민의힘이 이철규 의원 주장을 물타기 위해 뭔가 당에서 지시를 주고, 의견을 주고 하는 걸로 확대해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수본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지연되는 상황에 대한 항의와 신속한 영장 집행을 촉구하는 차원의 방문이자 연락이었을 뿐인데, 국민의힘이 과도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이상식 의원의 '국수본 메신저' 역할 논란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뭐 소통이 맞겠지요"라면서도 "다만 이런 상황에서 오해받을 수 있는 그런 표현들은 쓰지 않는 게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굉장히 예민한 상황 아니겠나"라며 "본인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름 뭐 이런 것을 좀 보여주기 위해서 한 것이지, 어떻게 무슨 경찰 국수본에 있는 분들이 이상식 의원하고 내통을 해서 뭔가 지시를 받고 뭐 그렇게 활동을 하겠느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