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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후폭풍…고려아연, 고소에 수사까지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1.08 14:55
수정 2025.01.08 17:50

금감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패스트트랙 이첩

고려아연 소액 주주, 경영진 고소…“주가 폭락 피해”

임시 주총 앞두고 캐스팅보트인 기타 주주 이탈 우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해 11월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고려아연 유상증자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최윤범 회장이 법적·경영적 위기에 직면했다. 금융감독원이 해당 사안을 검찰에 신속 이첩하고, 소액주주들이 손실을 이유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사법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주주들의 표심 향방이 주목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고려아연 경영진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으로 이첩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 발표에 대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면서 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개매수신고서의 허위 기재,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려아연의 소액주주들도 당시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발표로 인해 주가가 폭락해 피해를 봤다며 최윤범 회장과 경영진을 고소했다.


같은 날 법무법인 강한도 최 회장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상 배임 등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소에 참여한 고려아연 주주는 3명이며, 고려아연 법인과 박기덕, 정태웅 대표이사 사장도 같은 혐의로 함께 고소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신고서에 재무 변동 계획과 유동주식 수 감소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이 없다고 했다가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는 이를 뒤집는 등 중요사항을 거짓 기재했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사가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공개매수한 직후 주당 67만원에 유상증자로 신주를 발행하는 것은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것이기 때문에 배임도 고소 혐의에 포함했다고 부연했다.


현재는 철회된 유증 발표가 법적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최 회장의 ‘자충수’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MBK·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의 40.97%(의결권 46.7%)를 확보해 지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 상태다. 이로 인해 MBK·영풍과 고려아연 측을 제외한 기관·소액투자자 등 나머지 기타 주주들이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결정지을 열쇠로 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시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양측의 여론전이 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기타 주주들의 신뢰 확보가 관건인 가운데 법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투자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준태 법무법인 강한 변호사는 “자본시장법 위반이 인정되면 회사 내부의 정관이나 규정에 따라 그 사람이 해임될 수 있다”며 “보통의 회사의 경우에는 대부분 그런 규정들이 마련돼 있지만 설령 없더라도 주총에서 해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허위 기재도 없었고, 부정거래 혐의로 의심받을 정황도 없었다는 점을 사실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소명해 왔으며 앞으로도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30일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고려아연이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소각을 하겠다면서 이와 상반된 성격의 유증을 발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가 빌린 돈을 주주가 갚는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까지 나서 고려아연의 유증 증권신고서에서 추진 경위, 결정 과정 등 기재가 미흡하다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런 주주와 금융감독원 등 시장의 거센 반발에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13일 유증을 철회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임시 주총을 앞두고 있다. MBK·영풍은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 등 안건을 올려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으로 이를 저지할 계획이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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