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 황동혁 감독 “탑 반응에 놀라…송영창은 논란 후 이미 20년 넘게 활동”
입력 2025.01.05 08:01
수정 2025.01.05 12:28
“마약 이야기, 탑이 열어주면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
‘오징어 게임2’의 황동혁 감독이 탑(본명 최승현), 송영창 등 과거 논란을 빚은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3일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 관련 인터뷰에서 황 감독은 공개 이후 쏟아진 탑을 향한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이렇게까지 용서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반응을 보며 저도 놀랐다. 이 정도인 줄 알았다면 (캐스팅) 발표를 안 했을 것 같다. 제 개인적인 짧은 소견으론 그사이 많은 연예인들이 마약을 하고 복귀한 사례들이 있었고, 걸린 시간을 봤을 때 이 친구의 공백기가 길면 길지 짧진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탑이 2016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실은 알았지만, 이후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며 은퇴를 암시하는 등의 논란은 미처 알지 못했다. 황 감독은 “결과를 보고 판단해 주시겠지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더 잘못한 게 있나 찾아보기도 했다. 그가 팬들과 설전을 벌이고, ‘한국에선 복귀 안 하겠다’는 식의 반응을 했다는 건 몰랐다. 당시 반성하는 자세를 못 보여줬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그땐 번복할 수는 없었고, 같이 열심히 해보고 반응을 보자고 이야기했었다”라고 말했다.
탑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선 “내 의도였다”고 감쌌다. 탑은 ‘오징어 게임2’에서 약쟁이 래퍼 타노스를 연기했는데, 공개 이후 그의 어설픈 연기력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는 혹평이 쏟아진 것. 이에 대해선 “그의 연기가 이상했다고 말하는 분도 계신데, 제가 그런 의도로 쓴 것이다. 캐릭터 자체의 비호감, 불호는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배우의 논란이 연결이 된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노스의 캐릭터에 대해선 “앞서도 이야기를 드렸는데, 타노스는 제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만들었던 캐릭터였다. MZ세대 그룹을 만들고 싶었다. 가상화폐 같은 것이 특히 젊은층에게 열풍이고, 마약도 점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타노스와 비슷한 서사를 가진 탑이 이를 연기했을 때 의미가 더욱 클 것이라고 여겼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연기를 오래 쉬었지만, 연기할 의지는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본인과 똑같은 역할인데, 연기를 할까’ 싶었다. 저도 설마 하면서 줘 봤는데, 고민은 오래 한 것 같다. 해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오디션을 봤는데 저는 가능성을 봤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연기와 외모를 가졌었다. 시즌3에서도 마약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데, 그 친구가 열어주는 캐릭터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했다”라고 캐스팅 과정과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지난 2000년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송영창, 그리고 지난 2018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활동을 중단한 바 있었던 오달수의 출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 감독은 “송영창은 이미 너무 많은 작품에 나오고 있어서 문제 자체가 사라진 배우라고 생각했다. 20여년 전 문제를 일으켰고, 이미 그사이 많은 작품을 하면서도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오달수 또한 이미 복귀를 한 상태였다. 캐릭터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오달수는 일면식도 없었지만 박 선장 역할에 그의 연기나 이미지가 어울릴 것이라고 여겼다. 특별히 의도를 가지고 그들은 복귀를 시킨다거나 한 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