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5시간 대기만 하다 철수한 공수처…2차 체포 명분쌓기?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5.01.03 16:29
수정 2025.01.03 21:59

공수처, 3일 아침부터 체포영장 집행 시도했으나 경호처 저항에 실패

관저 부지 진입은 성공했으나 수방사 및 경호처에 막혀 건물 진입 불발

공수처, 이번 '1차 실패' 명분으로 향후 강력한 물리력 동원할 거란 관측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찰과 실랑이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에 나섰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경호처 등의 저항에 가로막혀 영장 집행에 실패했다. 저지선을 뚫지 못한 채 5시간 넘게 문 앞 대기만 하다 돌아오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공수처의 '작전 미스'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선 체포영장 집행이 공수처의 '명분 쌓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금일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 계속된 대치 상황으로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집행 저지로 인한 현장 인원들 안전이 우려돼 오후 1시 30분께 집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 관저 부지 안으로 들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과 대통령경호처에 막혀 관저 건물 내부로는 진입하지 못했다.


경호처에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제시하며 협조를 요청했으나 경호처 측에서 경호법 등을 이유로 불허하면서 장기간 대치가 이어졌다.


결국 공수처는 집행 착수 약 5시간30분 만에 사실상 이날 집행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피의자 윤 대통령과는 대면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철저한 준비 없이 영장 집행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호처의 저항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할 대응책이나 결단 없이 집행에 나서 '헛물'만 켰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영장 집행과정에서는 경찰도 동행했지만,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되거나 연행된 경호처 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인원 역시 공수처 측은 100여명이었지만 경호처 측은 200여명으로 훨씬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경호처 직원들은 개인 화기를 휴대한 상태였다고 공수처는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체포영장 집행이 공수처의 '명분 쌓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이 영장 청구와 발부 과정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로 영장을 집행하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향후 공수처가 영장 재집행에 나선다면 이번 '1차 실패'를 명분으로 삼아 보다 강력한 물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추가적인 체포 시도 없이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수처가 참여하는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집행 상황과 관련해 대통령실 경호처장과 차장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이 역시 향후 영장 재집행 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