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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탄핵, 참사까지…우울한 2024 연말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4.12.31 09:06
수정 2024.12.31 09:06

연말 모임 예약취소 줄이으며 골목상권 얼어붙어

대형 참사에 연말 분위기 사라지고 우울감만 증폭

종각 젊음의 거리ⓒ연합뉴스

2024년의 끝자락을 계엄, 탄핵, 참사가 동시에 덮치며 우울한 연말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연말 모임이 줄줄이 취소된 데 이어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골목상권은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다른 해 같았으면 연말 대목을 맞아 바빴어야 할 횟집 점주 A(40)씨는 "오늘만 예약 취소가 3건"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다음 달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면서 기업 송년회가 미뤄지는 등 크고 작은 모임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계엄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연말 모임과 회식이 조금씩 재개되는 듯해 '연말 특수'를 조심스레 기대했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B(59)씨는 "31일 단체 예약이 두 팀 취소돼 소규모 고객으로 테이블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참사 영향이라고 생각하면 안타까워 '힘들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B씨의 매장 텔레비전에서는 참사 관련 뉴스가 연이어 나오고 있었다. 메뉴 주문 후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20대 여성 2명은 "너무 슬픈 일"이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인근 지역 직장인 권모(29)씨는 "나도 올해 출장으로 비행기를 4번이나 탔는데,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었을 일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다"며 "사고는 원래 예고없이 찾아온다고는 하지만 이번 참사는 너무 희생자가 많아서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인근에서 일식 주점을 운영하는 C(37)씨는 "고객도 많이 줄었고 전체적으로 거리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연말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반갑지 않은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며 국민 우울감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과거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국민 우울감이 급등한 바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세월호 참사 전후 한국 성인의 우울 궤적 분석'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우울 수준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에만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번 참사 역시 비슷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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