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월 극장가, 익숙한 이름으로 돌아온 송혜교·권상우·도경수 [D:영화 뷰]
입력 2024.12.28 11:07
수정 2024.12.28 11:07
익숙한 세계관에 새로운 이야기로
2024년 1월 극장가가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속편과 리메이크 영화들의 경쟁 구도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송혜교와 전여빈이 주연을 맡은 '검은 수녀들', 권상우와 원년 멤버들이 복귀한 '히트맨2', 그리고 엑소 도경수·원진아 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그 주인공이다. 익숙한 제목과 이야기를 가진 이 영화들이 얼마나 새로움과 매력을 더해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지가 설 연휴 극장가의 성패를 가를 핵심이 될 전망이다.
1월 24일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은 2015년 544만 명의 관객을 모은 '검은 사제들'의 속편으로 기존의 설정을 확장해 관객들을 만난다. 구마 의식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유지하면서, 남성 중심으로 그려지던 이야기를 여성 캐릭터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퇴마(엑소시즘)는 전통적으로 가톨릭 교회에서 '퇴마 사제'라는 특별한 자격을 부여받은 사제만이 수행할 수 있는 의식이다. 수녀는 보통 퇴마 의식에서 지원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기도하거나 물리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퇴마를 집행하거나 주도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검은 수녀들'은 이러한 영화적 상상력을 부여해 이러한 전통을 깨고 수녀가 퇴마 의식에 직접 나서는 설정으로 중심을 잡았다.
종교적 퇴마 소재의 많은 영화들과 달리 수녀가 주체가 된다는 설정은 기존 퇴마 영화와의 차별화를 이루며, 공포 장르 안에서 새로운 캐릭터와 서사를 만들어낼 수 공간이 있어, 이 부분을 향한 신선함도 높다.
송혜교의 연기 변신도 기대 요소다. 전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 낸 송혜교의 새 얼굴을 향한 관심이 높다.
2020년 240만 명을 동원한 '히트맨'의 후속작 '히트맨2'는 2024년 코미디 강세 속에서 흥행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히트맨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로, 주역 권상우를 비롯해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 등 원년멤버가 그대로 뭉쳤다.
여기에 김성오가 새롭게 합류해 시리즈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최원섭 감독은 기존 작품보다 스케일을 넓혔으며 코미디와 액션을 강화해 볼거리를 더했다고 밝혔다. 2024년 흥행한 한국영화 중 '핸섬가이즈', '파일럿' 등 코미디 작품이 흥행을 만들어 냈다. 긴 러닝타임을 부담스러워하고 심리적으로 피로가 느껴지는 복잡한 서사를 기피하는 분위기는 검증된 전작이 있는 '히트맨2'에게 유리한 카드다.
1월말 개봉 예정인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007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해 '히트맨2'와 '검은 수녀들'과는 다른 의미의 익숙함을 내세운다. 원작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와 서정적인 첫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결합한 영화로 음악과 로맨스, 신비로운 서사가 어우러져 한국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가지고 있다.
감성과 서사를 기반으로, 한국적 감수성을 더한 현지화 전략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원작과 함께 영화의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도경수다. 엑소 출신의 도경수라는 강력한 매체를 통해 어떻게 풀어낼지 관전 포인트다.
앞서 도경수는 2018년 개봉한 '스윙키즈'에서 철저한 노력으로 탭댄스 실력을 일궈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또한 도경수는 이미 다수의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입증, 이번 영화에서도 캐릭터와 스토리에 깊이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작품에서도 피아노 연주를 통해 보여줄 몰입감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월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설'이 흥행에 실패, 한국 청춘 로맨스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신호가 읽혀, 부담감도 함께 안고 출발해야 한다.
이처럼 '검은 수녀들'은 종교적 관습을 뛰어넘는 여성 중심 서사로, '히트맨2'는 유쾌한 코미디와 액션의 조화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감성과 음악이 어우러진 서정적인 스토리로 서로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이번 1월 설 연휴, 세 작품의 출격이 한국 영화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증명하는 무대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