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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6호’ 키움 vs 대신...CEO 경영 리더십 ‘주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12.27 07:00
수정 2024.12.27 07:00

키움證, 종합금융팀 신설…인가 신청 예고

종투사 10호 지정에 대신證 자본확충 탄력

엄주성·오익근, 대형사 도약 앞두고 중책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왼쪽)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각사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장을 내면서 8년 만에 6호 증권사가 탄생할 지에 이목이 쏠린다. 양사가 신청 요건을 갖추기 위해 자본 확충에 총력을 쏟을 예정인 가운데 사업 목표 이행 과정에서 엄주성 사장과 오익근 사장, 두 대표이사의 경영 리더십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대형 IB 6호’ 탄생이 유력하다. 키움증권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인 가운데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에 성공하며 자본자본 4조원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초대형 IB는 대형 증권사로 가는 관문으로 평가된다. 인가 신청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외에도 재무건전성 확보, 대주주 적격성,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 등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야 한다.


지난 2016년 초대형 IB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인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삼성·NH투자·한국투자·KB증권 등 단 5곳에 불과하다. 지난 2017년 삼성증권이 마지막으로 지정된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여섯 번째 초대형 IB는 나오지 않고 있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자기자본의 2배 규모로 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기업고객 현물환 매매 업무와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 운용 마진 등의 신용공여를 통해 이자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현재 초대형 IB 6호는 키움증권이 한 발 앞서 있다. 회사의 올해 3분기 말 자기자본(별도기준)은 4조8222억원으로 신청 요건을 갖췄다. 이미 지난 2022년 말(4조691억원) 자기자본 요건을 달성했으나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초대형 IB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 엄주성 대표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3중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서는 한편 동력을 상실했던 초대형 IB 추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초대형 IB 추진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해 가동 중으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초대형 IB 인가를 맡을 전담 부서도 꾸려진다.


내년 1월1일자로 투자운용부문 산하에 종합금융팀이 신설되는데 해당 부서는 신규 사업을 강화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준비할 예정이다. 회사는 당장 금융위원회에서 종투사 제도 개편안이 확정되면 인가 신청을 넣겠단 계획이다.


대신증권도 연내 종투사 진입에 성공하며 초대형 IB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이는 10호이자 지난 2022년 키움증권 이후 2년 만에 나온 지정이다.


대신증권은 별도기준 올해 3분기 말 자기자본 3조1181억원을 기록했다. 신청 요건인 4조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종투사 지정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자본 확충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사 사옥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Reitz) 운용도 유동성 확보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 확대되고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가능하다. 고위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심의 부동산금융 영업 비중도 낮출 수 있다.


키움증권(왼쪽)과 대신증권 사옥 전경. ⓒ각 사

업계는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이 사업 목표로 나란히 초대형 IB 인가를 설정하며 양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리더십도 주목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종투사들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경영 성과를 통한 경쟁력 입증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올해 초 키움증권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에서 대표이사에 취임한 엄 사장은 지난해 발생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엄 대표는 우선적인 목표였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이끌어 냈고 리테일에 치우친 사업을 다각화 해 IB부문 경쟁력도 키웠다.


키움증권의 올 3분기 누적 IB 수수료수익은 1615억원으로 작년 3분기(742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세부적으로 부동산 구조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이 작년 대비 166.9% 증가하고 부채자본시장(DCM)부문도 112.8% 성장했는데 이는 엄 대표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지난 2020년 1월 대표직에 오른 후 올 초 3연임에 성공한 오익근 대표는 연내 종투사 진입을 이뤄내며 ‘퀀텀 점프(비약적 도약)’ 통해 초대형 IB에 인가를 조기에 달성하겠단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오는 2031년까지 연결 기준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로 이는 대형사를 넘어 국내 최고 증권사가 되겠단 계획이다.


실제로 대신증권의 실적은 올해를 기점으로 우상향이 예상된다. 올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1745억원으로 전년 대비 8.17%(132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과 내후년(2026년) 연간 영업익도 각각 전년 대비 14.33%, 16.03%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예일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종투사 사이에서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실질적으로 뚜렷한 사업기반 개선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향후 업무 영역 확대에 걸맞는 영업 경쟁력 확보와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한 이익 창출력의 양적, 질적 개선과 함께 지속적인 자본 성장과 시장 지위 제고 등 실질적인 성과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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