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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K간식 열풍에 나홀로 ‘성장곡선’…“한한령 해제 조짐에 활짝”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4.12.26 07:31
수정 2024.12.26 07:31

중국 시장에서 부진 털고 다시 매출 증가

내년 1월 중국 명절 앞두고 특수 기대감도

오감자‧초코파이 등 현지화 전략 이어나가

내년에는 그래놀라 시장 본격 확대 드라이브

중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초코파이를 고르는 모습.ⓒ오리온

오리온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털고 다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한령, 내수침체 등으로 중국 진출 기업들이 줄줄이 매출 감소를 겪는 가운데, 유독 오리온만 중국에서 성공가도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1월 중국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매출 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오리온은 국내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사태 이후로 주춤한 흐름을 이어왔다. 하지만 체제를 정비한 2020년 이후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내년에는 사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오리온의 누적 매출은 2조79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 매출이 1조1331억원으로 가장 높다. 이어 ▲한국 1조131억원 ▲베트남 4435억원 ▲러시아 2085억원 순이다.


11월 중국 매출만 보면 지난해 881억원에서 올해 10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925억원에서 938억원으로 1.4% 성장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75억원에서 212억원으로 21.1% 늘었다.


오리온은 그동안 국내외 내수 침체로 제품 판매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외형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올 초 한국경제인협회는 국내 10대 기업의 중국 매출액이 5년 새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한국 대중음악 가수의 공연이 허용되는 등 중국이 한한령을 풀고 한국 가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한국인 일반여권 소지자에 대해 일방적 비자 면제 정책을 실시하는 등 양국 간 훈풍이 불고 있는 상황도 고무적이다.


중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젤리를 고르는 모습.ⓒ오리온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식품업계 가운데 선도적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1997년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랑팡에 생산공장을 구축했고 이후 상하이, 선양, 광저우 등에 잇달아 공장을 설립하며 현재까지 중국에만 6개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의 중국 성장 비결은 ▲선제적 진출 ▲현지화 전략 ▲지역 채널망 확장 ▲충성 고객 확보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오리온은 처음부터 현지 시장에 맞춘 제품을 선보였다. 해외 내로하는 식품업체들이 동일한 제품을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중국법인 매출 1위 제품은 야투도우(오!감자)다. 2006년 중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오!감자는 2016년 국내 제과업계 최초로 단일 국가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더블 메가 브랜드에 등극, 2023년에는 중국에서만 연 매출 217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법인은 이런 시장 상황을 간파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실행 시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공략했다. 맛 개발에 있어서도 철저히 현지화 전략에 포커스를 맞췄다. 다양한 민족과 소비계층에 대한 음식 기호와 성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스낵 꼬북칩 역시 2018년부터 현지명 랑리거랑(浪里个浪)으로 마라새우, 쌀새우맛 등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되고 있다. 슈위옌(예감) 역시 구운 감자칩의 깔끔한 맛으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초코파이 출시 당시 한국의 '정'(情)을 중국 현지에 맞게 '인'(仁)으로 바꿔 선보이며 국민 정서를 사로잡았다. 이후 오감자, 고래밥 등 다양한 신제품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중국시장 내에서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그래놀라 시장 확대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오리온은 지난 9월 중국 프리미엄마트 올레(OLE) 100여개 점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으며, 11월부터는 코스트코 및 허마센셩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대형마트 따룬파, 창고형 마트인 샘스클럽과 현재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시리얼 시장은 2009년 5000억원 규모에서 2021년 1조 9000억원 규모로 12년 새 4배 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시리얼 시장 규모가 2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래놀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내년에도 제품 경쟁력 기반의 차별화된 영업 활동에 집중하며 성장을 이어나갈 방침이다”며 “파이, 스낵 등 주요 카테고리의 경쟁력 높은 신제품 출시 및 간식점, 벌크시장 전용 제품을 확대하고 전문 경소상을 개발하는 등 성장채널 영업력 강화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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