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의지 보인 尹 대통령, 비상계엄으로 스스로 걷어찼다 [데스크 칼럼]
입력 2024.12.05 07:00
수정 2024.12.05 07:00
선포 후 해제…금융 시장 대혼란 위기 ‘촉발’
대통령 발언이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 키워
시장·투자자 등 돌리게 하면 밸류업은 요원
모든 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든 계엄 사태가 6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하나의 해프닝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비상계엄’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너무 커서 후폭풍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하야나 탄핵이 거론되기 시작했고 행정부 내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계엄 선포로 국회에 출동했던 군과 경찰 내부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밤중 벌어진 비상 계엄 사태로 경제와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우려도 커졌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계엄 선포 직후부터 예정된 일정들을 모두 취소하고 계속되는 마라톤 회의를 통해 24시간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해 시장 불안 확산 차단에 적극 나섰다.
최근 가뜩이나 위축된 자본시장과 증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더욱 짙어졌다.
국내에서는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가 장중 5% 이상 하락하는 등 요동쳤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해제가 이뤄지는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개장해 있던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한국 기업들의 주가는 출렁였고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도 널뛰기하며 큰 변동 폭의 그래프를 그렸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비상계엄 조치는 정치·사회적으로 뿐만 아니라 금융·경제 측면에서도매우 잘못된 선택일 수 밖에 없었다.
내수 부진에 수출 감소로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증시는 침체 일로를 겪는 상황에서 이뤄진 비상계엄 사태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불안한 시선을 더욱 짙게 만들 수 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비상계엄 조치는 윤 대통령이 주창해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와 밸류업을 스스로 걷어찬 격이 됐다.
이번 조치가 경제와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기엔 그동안 보여준 행보와 너무나도 배치된다. 연초 증시 개장식까지 참석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밸류업에 대해 의지를 내비친 그였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해졌다.
다행히 비상계엄 사태에도 4일 증시는 정상 개장했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1%대 하락율을 기록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의 입과 한 마디에 금융과 자본시장이 휘청거리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더욱 크나 큰 노력이 필요하게 됐다.
비상계엄 조치로 밸류업을 위한 노력들을 스스로 걷어 차버린 윤 대통령이 앞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 나갈지 시장과 투자자들은 매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시장과 투자자들을 등 돌리게 하면 대통령이 그토록 원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밸류업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