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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해부터 악재 만나...시험대 오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4.11.27 11:24
수정 2024.11.27 15:32

잇단 화재로 안전관리 문제 도마 올라

장 회장 직접 포항 방문, 현장 살펴

노조 리스크·수익성 개선도 해결 과제

재계 "진정한 경영 시험대 오른 것"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이 잇단 사업장 화재와 노조 리스크, 철강 시황 부진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고심이 깊어진 가운데, 장인화 회장이 사실상 첫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이 나온다. 취임 첫 해부터 '악화일로'를 맞닥뜨린 장 회장이 해답을 내놓고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정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 회장은 사업장에 직접 방문해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전 그룹사 임원과 직책자에게 안전현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 할 것을 당부했다.


장 회장이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은 최근 2주 간격으로 사업장 내 화재가 연이어 발생해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올라서다. 실제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에서 지난 10일에 이어 24일 연이어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3파이넥스 공장 융융로 타워에서 불이 났다. 당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소방장비 20여대와 인력 50여명이 투입됐다. 지난 10일 발생한 화재도 같은 장소에서 발생했다. 직원 1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일부 시설에서 피해가 발생해 쇳물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직접 현장에 방문한 장 회장은 화재와 관련해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혹시 목표 생산량, 영업이익, 정비비 절감 등의 단기적 성과에 연연한 것이 이번 화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회장은 사내외 최고 수준의 안전, 설비·정비 전문가들로 구성된 '설비강건화TFT(태스크포스팀)'를 즉시 발족할 것을 지시했다. 설비강건화TFT는 국내외 모든 제철소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현장점검과 설비강건화 플랜을 수립·실행하는 등 강력한 후속 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는 "TFT를 통해 포항과 광양은 물론 해외 모든 제철소 현장을 점검해 설비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단기적인 안정화는 물론 중·장기적인 강건화 플랜을 수립하고 실행하겠다"며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안전 정비 시스템도 부족함이 없도록 면밀히 보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장 회장이 직접 나서 목소리를 낸 것을 최근 사업장 내 화재를 비롯한 노조 리스크, 철강 시황 악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커진 경영 리스크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한다.


현재 포스코는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25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 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7934명이 참여해 찬성 5733명(72.25%)으로 가결됐다. 쟁의 행의 가결은 파업을 위한 첫 단계로, 노조가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 창사 56년만에 겪는 첫 파업이 진행된다.


파업이 실현될 경우 그 상징성이 큰 만큼 원만한 타결을 위해서라도 장 회장에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노조가 장 회장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노조와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할 의무는 없겠지만, 장 회장이 실질적인 헤게모니를 쥔 상황이다 보니 연일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사업 부문인 철강 부문에서 악화한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도 장 회장 앞에 놓여있다. 포스코는 올 3분기 철강 부문 영업이익 46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8530억원보다 45.4% 급감했다. 저가 중국산 철강재 유입 및 전방산업 부진 등 철강 시황 악화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방 산업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경기 부양책도 미미한 상황이다. 실적 반등을 위한 전력투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잇단 화재, 실적 부진, 노조 파업 리스크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포스코는 현재 장 회장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취임 당시 '내부 정통 철강맨'으로 구원투수에 적격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만큼 업계 안팎에선 장 회장의 위기 타개책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내부 분위기가 시끄러운 상황이 됐다"면서 "장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일종의 경영 시험대에 오른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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