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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16년째 표류”…조합 해산하고 재건축으로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4.11.21 06:46
수정 2024.11.21 09:46

대치2단지, 내년 2월 리모델링 조합 해산 총회 개최

응봉 대림1단지, 동의서 걷고 다음 달 신통기획 신청

지지부진하던 리모델링, 재건축 규제 완화와 맞물려 선회

21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2~3월께 리모델링 조합 해산 총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십수년간 사업이 표류 중인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에 재건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21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2~3월께 리모델링 조합 해산 총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지붕 아래 두 조합이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하고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한 채비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 16일 리모델링 조합의 해산과 청산, 재건축 추진 방향 등을 알리는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시공사 선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채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조합은 지난 2021년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에 사업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시공계약을 해지했는데, 이후 소송이 진행되면서 손해배상비 112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합이 계획하던 수직증축도 2022년 부적합 판정을 받으며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던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권을 포기하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


리모델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게 된 셈이다. 대치2단지는 1758가구의 대단지지만 전용 33·39·49㎡의 소형 면적으로 이뤄진 점은 한계로 꼽힌다.


대치2단지 재준위 관계자는 “일단 리모델링 조합이 해산돼야 정비구역 지정부터 사업성 파악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할 수 있다”면서도 “대치2단지는 강남권이면서도 용적률이 170% 수준이다. 소형 평수가 대부분이지만 재건축으로 조합원들이 중형 평형으로 옮겨 간다고 하면 괜찮은 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차피 공사비는 리모델링으로 해도 만만치 않은데 차라리 재건축으로 새집을 받는 게 낫지 않나”라며 “게다가 인근 단지의 비슷한 면적 아파트가 24억원 정도 시세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 응봉동 응봉 대림1차는 다음 달 주민 동의를 받아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사업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이 단지도 2006년 리모델링 조합 설립해 시공사 선정까지 추진했으나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금융위기가 촉발되면서 사실상 사업이 멈췄다.


이에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뒤 지난해 10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재건축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용적률이 212%인 응봉 대림1차는 서울시 규제 완화에 따라 용적률을 360%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과밀단지의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해주기 위해 현재 용적률을 허용 용적률로 인정하고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추가 용적률을 부여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한 바 있다.


응봉 대림1단지 재준위 관계자는 “리모델링 조합 해산과 재건축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조합은 설립 이후 오랜 기간 아무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택법에 따라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해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통기획 신청은 상반기부터 얘기가 나왔는데 올해 재건축 규제 완화책이 마련되면서 도시정비법 개정이 이뤄지는 걸 기다렸다”며 “다음 달 초 주민설명회 진행 후 신청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신동우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 회장(아주대 교수)은 “재건축 활성화에 따라 규제가 완화돼 사업성이 보다 개선된 면이 있다”며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기 위해서는 정책에 따른 면밀한 사업성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과학적인 근거 없이 재건축으로 방향을 튼다면 내홍만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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