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배당주의 계절…증시 찬바람 속 알짜 종목 관심 ‘업’
입력 2024.11.21 07:00
수정 2024.11.21 07:00
주주환원 정책 확대 등 배당 확대 기대감↑
연말·연초 변동성 장세 대피처 매력도
겨울 찬바람이 증시에도 불고 있는 가운데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 추진으로 상장사들에서 보다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데다 기준 금리 인하도 시작되면서 연말·연초 변동성 장세에 대한 대피처로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이 내년 초 배당을 노리고 ‘알짜배기’ 고배당주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이자 소득보다 배당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국내 주요 배당주들의 배당 성향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 국내 증시 내 대표적인 고배당주들은 코스피 약세를 뚫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금융 고배당 TOP10’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5.19%(1458.79→1534.56%), ‘코스피 고배당 50’도 0.32%(3041.59→3051.29) 상승했다. 반면 같은기간 코스피지수는 2.87%(2556.15→2482.82) 하락했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꾸준히 내다 파는 외국인들이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주와 통신주에 ‘사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외국인은 우리금융지주(574억원)·LG유플러스(150억원)·삼성화재(142억원)·KT(136억원) 등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 또한 현대차(756억원)와 하나금융지주(684억원) 등을 담았다.
계절적 수요와 더불어 금리 인하기에 접어든 것이 배당주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이자소득이 줄면서 배당소득에 대한 매력이 늘고 기업들도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각각 0.50%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지난 7일(현지시간)에도 추가로 0.25%포인트를 내리며 금리를 연 4.50~4.75%로 낮췄다. 기준금리 상단이 2개월 사이에 5.50%에서 4.75%로 크게 낮아진 것이다.
이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내리며 금리 인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본격화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주요 상장사들의 배당 성향 개선 가능성도 배당주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말 밸류업 공시를 통해 자사주 1500억원 매입·소각 결정과 함께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유지하고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현재 38%에서 50% 수준으로 상향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후폭풍, 중동·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내년 초 증시 방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배당주가 안정적인 방어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만 봐도 코스피200 고배당, 고배당50, 배당성장50 등 주요 배당 지수가 모두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모멘텀(상승여력)에 배당 관심의 구조적 증가가 기대, 내년도 반도체 등 주도주 쉬어가는 구간에서 배당 스타일은 피난처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는 구간에서 국내 배당주 지수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며 “방어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주는 긍정적으로 봐도 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