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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농협 조합과 농협은행의 '나눔 콜라보'…한파도 밀어낸 '온기'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4.11.21 06:00
수정 2024.11.21 06:00

인천 버섯농장서 일손돕기 '구슬땀'

취약계층 위해 1000포기 김장까지

농업 발전 넘어 지역 사회에도 보탬

19일 인천 계양구 소재 두리버섯농원에서 진행된 농촌일손돕기 봉사활동 현장에서 NH농협은행 개인디지털부문 3개 부서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전국 대부분의 아침이 영하권에 머무르며 겨울이 왔음을 실감케 하던 지난 19일. 아침 최저 기온 1도를 찍은 인천 계양구의 두리버섯농원에는 26명의 NH농협은행 개인디지털부문 직원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이들은 농장 주인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버섯 요리를 맛보며 버섯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두리버섯농원은 이미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버섯 체험학습 터전으로 많은 손님들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직원들이 이곳을 방문한 건 일손을 보태기 위해서다.


이들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표고버섯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측발이 버섯을 솎아내는 작업이었다. 버섯을 배양할 때 사용되는 1.3㎏의 배지에는 6개월간 350g의 표고버섯이 자란다. 이때 양 측면에서 기형적으로 자라 상품성이 떨어지는 버섯은 제 때 잘라내줘야 한다. 이것들이 영양분을 소진해 정상적인 버섯의 성장까지 막기 때문이다.


농협 직원들은 농장 주인이 일러주는 대로 삼삼오오 흩어져 작업에 몰두했다. 비닐에 둘러싸인 축축하고 무거운 배지를 잡아 기형 버섯을 제거하는 일이다. ‘표고버섯이 이렇게 자라는 구나’, ‘잡생각이 없어진다’ 등 서로 짤막한 대화도 나눴다.


19일 NH농협은행 직원들이 인천 계양구의 두리버섯농원에서 측발이 버섯 제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이날 봉사에는 입사 3년차 신입부터 30년차 고참들까지 모두 참석했다. 추운 날씨 속 계속되는 작업에 지칠 법도 하지만 누구하나 불만 없이 주어진 일을 묵묵히 감당해 갔다.


30년차 고참 직원은 “이 곳에서 많은 학생들이 직접 농업 체험을 하고, 식습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다행”이라며 “좋은 일을 하는 곳인 만큼 우리가 일손을 덜어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봉사활동을 꾸준히 다니다 보니 현장에서 우리 농가에 필요한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다”며 “봄, 가을 농번기 외에도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손을 보태기도 하는데 서툴지만 그렇게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업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됐고, 26명의 직원들은 1만개의 측발이 버섯을 제거했다.


이후 주어진 미션은 버섯 배양시 사용되는 숨마개를 분리하는 작업이다. 버섯을 배양할 때 배지를 비닐봉지로 둘러싸는데 그 위에 숨마개를 제거하고 재사용하기 위해 분리하는 것이다. 버섯은 일반 식물과 달리 사람처럼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기 때문에 호흡을 해야 하므로 이 작업은 중요한 작업 중 하나다.


장재경 두리버섯농원 사장은 “농협 직원분들이 직접 와서 일을 도와주니 정말 큰 힘이 된다”며 “직원분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오시는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양질의 버섯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인천 계양구 계양농협 오류동 경제사업장에서 직원들과 봉사단원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농협 직원들이 이렇게 봉사하고 있는 와중 가까운 계양농협 오류동 경제사업장에서는 김장 나눔 봉사가 한창이었다. 조합원들이 직접 재배한 배추와 무, 쪽파로 양념을 만들고 속을 채우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은 전날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무려 1000포기를 김장한다면서 말이다. 조합원 뿐만 아니라 지역의 독거노인 어르신, 취약계층을 위한 그야말로 대대적인 월동 준비다.


30명의 계양오름봉사단들은 일사분란하게 김치를 담그고, 조합원들은 이를 가져다 박스 포장을 했다. 한 박스에 15포기 정도의 김치가 담겼고 차곡차곡 쌓여 배달을 앞두고 있었다.


이병권 계양농협 조합장도 손을 보탰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원들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거듭 강조했다.


그는 “조합원뿐 아니라 이 지역의 많은 농민과 지역 주민들 덕에 계양농협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그 사랑을 돌려 드릴 수 있어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눔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강영 개인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두리버섯농원과 김장 행사를 오가며 현장을 살폈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농협의 봉사활동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이 부행장은 “이 모든 건 농협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직원들이 항상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임해줘서 감사하고, 이런 활동들이 더해질수록 농업 발전은 물론 지역 사회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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