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 rpm! 한국 마무리 박영현 새 소망 “MLB 타자들 삼진 처리"
입력 2024.11.20 15:55
수정 2024.11.20 15:58
‘프리미어12 무실점’으로 자신감을 충전한 박영현(21·kt 위즈)이 더 큰 무대를 잔뜩 벼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대만에서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정을 마치고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전, 한일전 패배로 3위(3승2패)에 그쳐 슈퍼라운드(4강-도쿄돔)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의 국제대회 주요 타깃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지만, 4강 좌절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소득은 있었다. 한국 야구가 국제무대에서도 자랑할 만한 확실한 마무리 박영현의 위력을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흐름 때문에 (대만전과 일본전에서)박영현을 투입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며 프리미어12 최고의 투수로 박영현을 지목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프리미어12에서도 대표팀 마무리로 낙점된 박영현은 2500에 육박하는 놀라운 분당 회전수(RPM)와 150km를 유지하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조별리그 3경기(3.2이닝)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귀국한 박영현은 공항에 나와 있던 취재진 앞에서 “(팀이)좋지 않은 결과를 들고 돌아와 너무 아쉽다. 다음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좋은 성적을 들고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뛰어난 개인 성적에 대해 “회전수도 잘 나와 타자들이 못 친 것 같다. 국제무대에서 잘 던져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쿠바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도미니카공화국전 1.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호주전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분당 회전수가 2500이상 찍혀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전성기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연상하게 하는 위력이다.
‘제2의 오승환’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롤모델과 비교된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좋다. 오승환 선배님 자리에 조금 더 다가간다는 느낌이다”며 “큰 대회에서 좀 더 경험을 쌓고 마무리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영현은 2년 후 개최하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더 나아가 미국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할 가능성이 높은 2028 LA 올림픽을 잔뜩 벼르고 있다.
지난 3월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연습경기)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박영현은 3월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다저스전에서 2-4 뒤진 7회말 등판했다. 선두 타자 크리스 테일러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7구째 146㎞의 직구를 던졌는데 테일러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풀스윙으로 우측 담장 넘어가는 홈런을 터뜨렸다. 마운드에서 표정의 변화가 없는 박영현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정신을 차리고 미겔 로하스를 외야 뜬공으로 잡앗지만, 후속 타자 헌터 페두시아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이후 엔리케 에르난데스를 내야 뜬공으로 잡은 뒤 교체됐다. 경기 후 박영현은 “확실히 빅리거들은 다르더라. 더그아웃에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때를 기억하는 박영현은 프리미어12에서도 호투를 펼치고 돌아온 뒤 “(그때는)컨디션이 좋을 때가 아니었다. 기회가 된다면 MLB 타자들을 다시 만나 꼭 삼진을 잡고 싶다”며 설욕 의지를 전했다. 압도적 구위에 자신감과 승리욕까지 끓고 있는 박영현이 한국 마무리로서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