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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美대선] ‘반(反)기후’ 선봉 트럼프, 한국 녹색산업 유탄 맞을라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4.11.07 10:00
수정 2024.11.07 10:00

플라스틱협약 탈퇴 트럼프 재집권에

친환경 정책 강화하던 세계 ‘충격’

IRA·친환경 에너지 뒷걸음 가능성

녹색산업 키워온 한국에도 악영향

미국 대선 승리 선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다시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세계 친환경 정책이 급변기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지원 등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의 전면 수정을 강조해 온 터라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환경 당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현지 시각)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했다. 트럼프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과 박빙의 승부 끝에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세계 친환경 정책은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는 그동안 전기차 확대나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지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는 석유, 가스 산업 활성화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해 왔다. 에너지 정책 기조를 ‘드릴(dril), 베이비(baby), 드릴’이라는 세 단어로 요약하는데 석유 시추(dril)를 통해 고용을 확대하고 유가를 낮춰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의미다.


또한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원유, 천연가스, 석탄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배기가스 배출 제한 정책을 폐기하고 ‘그린 뉴딜’은 사기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 때문에 일단 바이든 정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트럼프는 IRA에 대해 선거 때 ‘녹색 사기’라고 표현하며 폐기를 공언한 바 있다.


지난 1기 트럼프 집권기에 실제로 그는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2017년)했다. 오바마 정부의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도 폐지했다. 나아가 자동차 연비 규제를 완화하면서 친환경 정책을 후퇴시켰다.


반면, 석유와 천연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은 규제 완화와 지원 강화로 인해 혜택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장기적으로 기후 변화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미국발 친환경 정책 변화는 나아가 한국의 녹색산업 수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과거 트럼프는 임기 중 화석연료 산업을 강력히 지지했다. 파리기후협약 탈퇴나 재생에너지 환경규제 등이 대표 사례다.


2기 트럼프 정권이 1기 때와 유사한 에너지 정책을 펼친다면 한국의 태양광이나 풍력, 배터리와 같은 녹색산업 제품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호무역 강화로 관세가 높아지면 한국 녹색산업도 손실도 불가피하다.


미국은 한국 녹색산업 주요 수출국이다. 특히 태양광 패널, 배터리, 수소 연료전지 등 에너지 관련 업계는 미국 시장 진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협회는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10여 개 관련 기업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녹색산업 시장개척단’을 파견할 만큼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에 대한 무역 공세로 인한 피해도 걱정이다.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 전쟁을 강화하면 한국 제품의 중국 수출에 직접적인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산 녹색 부품을 사용해 만든 중국 제품이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우리 기업에까지 피해가 이어지게 된다.


이 밖에도 트럼프가 재생에너지, 친환경 기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 느슨해진 규제에 맞춰 녹색 산업 정책을 재설계할 수도 있다. 당연히 기술 개발 등에 대한 추가 부담이 발생하고,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하게 만든다.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위축할 수 있고, 국내 기업들은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태양광에너지 저장 장치를 미국에 수출하는 한 기업체 대표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재집권 영향을 받을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며 “원전이나 화석연료로의 회귀가 어느 정도까지 (우리 회사에) 직접적인 피해로 돌아올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흐름 자체가 친환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믿음은 아직 있다”면서도 “현재 미국 수출 비중이 60% 정도인데, 물량 감소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어려움의 정도도 달라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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