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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라쿤도 요리해 먹자" 생태계 지킨다는 대응책에 '발칵'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11.02 23:51
수정 2024.11.02 23:51

ⓒ게티이미지뱅크

독일에서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라쿤(미국너구리) 고기로 만든 소시지가 개발돼 판매까지 이뤄지자 논란이 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베를린에서 서쪽으로 약 90㎞ 떨어진 카데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미카엘 라이스는 버려지는 라쿤 고기를 이용해 소시지와 살라미 등을 만들어 팔고 있다.


라이스는 친환경 국제식품박람회에 내놓을 제품을 고민하다가 라쿤 소시지를 생각해 냈다고 밝혔다. 라쿤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사냥이 허용되면서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라쿤이 많은 것을 보고 그는 지역 공무원에게 이를 가공하여 식량으로 만들어도 되는지 문의했다고.


라이스는 라쿤 고기를 가공해 만든 완자인 '라쿤 볼'을 만들어 박람회에 출품해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소시지와 살라미 등 7종의 라쿤 고기 제품을 팔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그는 유럽에서 라쿤 고기를 판매하는 곳은 자신뿐이라면서 오직 라쿤 소시지를 맛보기 위해 150㎞를 운전해 오는 사람까지 생겼다고 자랑했다. 이어 "라쿤 고기가 역겹거나 먹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면서 "솔직히 모두가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스는 맛도 다른 고기와 크게 다르지 않고 약간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다며 알고 먹으면 라쿤으로 만든 소시지를 구별해 낼 수 있지만 모르고 먹으면 다른 소시지와 크게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라쿤 소시지가 고객들에게 참신한 선택지로 다가가고 있는 동시에 생태계를 위협하는 라쿤의 개체 수 증가에 대한 나름의 혁신적인 대응책이기도 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독일 자연보호연맹(NABU)에 따르면 독일 내 라쿤은 지난 1920년대 모피 농장을 위해 도입됐으며 1934년 처음 야생에 방사됐다. 이후 뛰어난 적응력을 바탕으로 도시와 숲 등에서 빠르게 번식해 현재는 독일 내에 200만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독일 내 생물 다양성, 특히 이들의 먹이가 되는 파충류와 양서류가 위협받자 독일 내 거의 모든 주가 개체수 관리를 위해 라쿤 사냥을 허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NABU는 무분별한 라쿤 사냥이 생태계 보존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NABU는 멸종 위기에 처한 파충류와 양서류 종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만 하며 이러한 조치를 통해 라쿤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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