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하고, 금기 깨고…응원 부르는 ‘정년이’·‘정숙한’의 용기 [D:방송 뷰]
입력 2024.11.01 14:14
수정 2024.11.01 14:14
여성 국극 소재의 ‘정년이’
성인용품 판매원 이야기 담는 ‘정숙한 세일즈’
두 편의 여성 서사 드라마 나란히 호평 받으며 순항 중
시대의 금기에 도전하는 용감한 여성들이 안방극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여성국극 소재의 ‘정년이’와 성인용품 판매에 뛰어든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정숙한 세일즈’, 두 편의 여성 서사 드라마가 나란히 방영되며 호평을 받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 분)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주인공 정년이는 물론, 그가 속한 매란 국극단의 멤버들까지. ‘여성 국극’이 소재인 만큼,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서로 경쟁하며 갈등하기도 하지만, 연대하며 성장을 돕는 ‘정년이’ 속 여성들의 활약에 ‘진정한’ 여성 서사 드라마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정년이와 좋은 자극제가 되며 함께 성장 중인 영서(신예은 분)는 물론, 정년이의 재능 만개를 적극적으로 돕는 옥경(정은채 분), 점점 끈끈해져 가는 연구생 동료 주란(우다비 분)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정년이’를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소리꾼’에 대한 당시의 편견 어린 시선 또한 함께 극복해 나가며 이들이 써 내려갈 성장기를 기대케 한다.
JTBC ‘정숙한 세일즈’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층 과감하게 금기에 맞서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한 시골마을에서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때로는 솔직하고, 도발적인 전개로 흥미와 의미를 동시에 쫓고 있는 것. 티팬티 등 성인용품이 등장하고, 고객들을 낚기 위한 란제리쇼가 펼쳐지는 등 ‘가족이 함께 보면 안 될 드라마’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창피하다’며 가족들까지 반대하는 성인용품 판매에 뛰어든 여성들의 서사가 주는 여운도 있다. 정숙(김소연 분)을 비롯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지만, 뭉클하게 그려져 그들의 성공을 응원하게 한다.
소재도, 장르도 다르지만 그 시대의 금기에 용감하게 맞서는 두 여성 서사 드라마는 지금의 시청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편견을 깨고,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는 여성들이 주는 위로와 응원은 지금도 유효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
‘정년이’는 당시 국극의 매력을 고스란히 재현할 만큼 충분한 스케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정숙한 세일즈’는 코믹함을 가미해 만족감을 더하는 등 의미 있는 여성 서사에, ‘대중성’까지 갖춰 더욱 반가움을 자아낸다. ‘정년이’는 13%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정숙한 세일즈’는 6%의 시청률을 돌파하며 비슷한 시간대 방영 중이지만 나름의 성과들을 거두며 순항 중인 것.
정년이와 정숙이가 시청자들에게 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며 의미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남은 그들의 여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