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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까지 말썽…주택공급, 곳곳이 공사비 암초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4.10.24 06:28 수정 2024.10.24 06:28

다음달 입주 앞두고 ‘공사중단’ 날벼락

3년간 공사비 30% 치솟아, 정부 대책도 무용지물

공사중단 우려 사업장 수두룩…주택시장 불안 가중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마지막까지 잡음을 내고 있다.ⓒ뉴시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마지막까지 잡음을 내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이곳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가 본격화하는데 공사비 갈등이 재차 불거져 논란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어느 정도 회복세로 돌아선 서울에서조차 공사비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공사비 안정화 대책까지 마련한 상태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올림픽파크포레온 일대 도로 및 조경 등 기반시설 조성을 담당하는 동남공영, 중앙건설, 장원조경 등 시공사 3곳은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 170억원가량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으나 조합에서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이들 3사는 추가 공사비가 확정될 때까지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단 입장이다.


조합은 관련 협의안을 만들어 조만간 시공사와 만난단 계획이다. 당장 혼란스러운 건 입주예정자들이다.


다음 달 27일부터 입주를 앞두고 사전점검까지 마쳤으나, 공사 중단이 길어져 구청으로부터 준공승인을 받지 못하면 입주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출도 문제다. 은행이 집단대출을 실행하려면 준공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제때 인가를 받지 못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 1만2000여가구 대단지인 만큼 이곳의 입주 관련 대출 총액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곳 단지는 앞서 2022년에도 시공사업단과의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뉴시스

일각에선 입주 지연 사태를 우려해 구청으로부터 임시사용승인을 받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불확실성이 크다.


이곳 단지는 앞서 2022년에도 시공사업단과의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뿐만 아니라 공사비 관련 갈등으로 먹구름이 드리운 사업장들은 더 있다.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입주장에도 전월세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공급 물량이 부족해 시장 불안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 리모델링 단지인 ‘이촌르엘’도 공사 중단 위기에 놓였다. PF 약정 문제가 해소되면서 당장 공사 중단 위기는 모면했으나, 공사비 협상이 남았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오염토 폐기물 처리, 설계 변경, 인허가 문제 등으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성북구 장위4구역을 재개발하는 ‘장위자이레디언트’도 조합과 GS건설이 공사비 인상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올 초 GS건설은 772억원의 증액을 요구했다. 7월 기준 483억원까지 조정했으나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업장에는 공사중단 현수막까지 내걸렸다.


강서구 방화6구역은 지난해 4월 이주·철거를 완료했으나 공사비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1년 넘게 사업이 멈춘 상황이다.


서울시에서 공사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코디네이터까지 파견했으나 조정에 실패해 결국 시공 계약 해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초 자잿값, 인건비, 공공조달 등 공사비 3대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공사비가 30%가량 급등하면서다. 연평균 8.5% 수준이던 공사비 상승률을 내년까지 2% 이내 수준으로 관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연 4%선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단 방침이다.


하지만 당장 오른 공사비를 놓고 갈등이 깊어진 사업장에선 별다른 효과가 없는 모습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잿값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상황에서 정부 대책은 사후 약방문”이라며 “앞으로 공사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현장에선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으나 손 놓고 있는 동안 갈등이 불거진 지금 사업장들은 어떻게 갈등을 조율할 방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공사비 갈등을 겪는 현장들은 늘어날 것”이라며 “사업이 멈추면 그만큼 주택공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불안을 해소할 추가 보완책이 더 나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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